대구시민단체들, 21일 오후 7시 대구 2·28 공원에서
거리에서 추위에 떨다 숨져간 ‘노숙인 추모제’가 21일 오후 7시 대구시 중구 공평동 2·28 공원에서 열린다.
노숙인 추모제는 2009년부터 매년 밤이 제일 길다는 동짓날에 열린다. 올해 8번째이다. 대구 쪽방 상담소, 민주노점상연합회 대구지부, 대구사람장애인자립생활센터 등의 시민단체들로 구성된 ‘반빈곤네트워크’가 이 행사를 마련했다. 시민단체들은 “극빈의 노숙 상태에서 생을 마감한 노숙인을 추모하면서 노숙인들이 겪어야 하는 문제와 현실을 폭로하고 권리실현을 요구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주최 쪽은 노숙인 추모제가 시작되기 전에 참석자들에게 동지 팥죽을 나눠준다. 이어 추모제가 열리면 실제로 쪽방 생활을 하는 노숙인 1∼2명이 나와 “노숙인들의 죽음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인 문제이다. 사회가 나서서 해결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구본석 민중 가수가 참석해 추모공연을 펼친다.
서창호 반빈곤네트워크 집행위원장은 “노숙인의 절반 이상이 신용불량이라는 족쇄에 얽매여 살아야만 하는 현실, 주택물량이 넘쳐나지만 집이 없어 거리생활을 할 수밖에 없는 현실, 만성 전염성 질환 등으로 노숙인들은 차츰 죽음으로 내몰리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들어 대구에서 무연고 및 노숙인 사망자는 중구 10명, 동구 16명, 서구 6명, 남구 10명, 북구 11명, 달서구 2명, 수성구 2명, 달성군 1명 등 현재까지 58명으로 확인됐다. 반빈곤네트워크 쪽은 “구청마다 정보공개신청을 통해 파악한 숫자이다. 실제로는 숨진 노숙자들이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짐작된다”고 밝혔다. (053)290-7474
구대선 기자 sunny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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