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시티 이영복 회장에게 돈 받은 정황 포착…조만간 소환 방침
부산 초고층 아파트·호텔단지 ‘엘시티’ 비리를 캐고 있는 검찰이 해운대구를 지역구로 두고 있는 배덕광(68) 새누리당 국회의원을 피의자로 입건했다. 검찰은 배 의원을 조만간 소환해 조사할 방침이다.
부산지검 특수부(부장 임관혁)는 27일 기자간담회에서 “엘시티 시행사의 회장인 이영복(66·구속)씨가 빼돌린 회삿돈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배 의원의 범죄혐의 단서를 잡고 피의자로 입건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배 의원이 이씨로부터 엘시티 개발사업 인허가 등과 관련한 청탁과 함께 돈을 받은 정황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배 의원이 해운대구청장(2004~2014년)으로 일할 당시 엘시티 개발사업이 시작됐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엘시티 개발사업은 중심 미관지구 지정과 경관 개선 지침에 묶여 초고층 아파트를 지을 수 없었지만, 지난 2009년 용도변경과 건축허가 변경 등 행정조처를 통해 개발이 가능하게 됐다. 또 엘시티에 대한 환경영향평가는 진행되지 않았고, 교통영향평가도 단 한 차례 열린 뒤 심의를 통과해 특혜 의혹이 끊이지 않았다. 검찰은 배 의원이 이씨한테 돈을 받고 엘시티 개발사업 인허가와 관련해 특혜를 준 것이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검찰은 이날 배 의원의 서울·부산 집과 부산 사무실 등 5곳을 압수수색해 확보한 자료를 분석하고 있다. 검찰은 자료 분석을 통해 배 의원의 범죄혐의 단서를 확인하는 대로 소환 일자를 정할 방침이다. 검찰 관계자는 “이씨의 자금 분석과 추적 결과를 정리하는 중이다. 이를 토대로 의심스러운 자금 거래가 있는 관련자들을 순차적으로 소환해 조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부산/김영동 기자 yd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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