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의볼넷 던져 돈받고 불법 도박한 혐의
법원 “죄 무거우나 초범·자수한 점 고려”
법원 “죄 무거우나 초범·자수한 점 고려”
돈 받고 고의 볼넷을 던져 프로야구 승부를 조작하고 불법 도박을 한 혐의로 기소된 프로야구 기아 타이거즈 투수 유창식(24) 선수에게 법원이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의정부지법 형사8단독 박진환 판사는 국민체육진흥법 위반과 상습도박 등 혐의로 기소된 유씨에게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29일 밝혔다.
재판부는 또 유씨에게 돈을 준 김아무개(31) 씨에게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고인들은 승부조작을 청탁하거나 승부조작 행위를 한 뒤 재물을 주고받아 국민체육진흥의 건전한 발달을 저해하고 불법 사설 사이트에서 장기간 도박하고 액수도 커 죄가 가볍지 않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이어 “그러나 피고인들이 잘못을 인정하고 깊이 반성하고 있다”며 “유씨는 초범인 데다 경찰에 자수한 점, 김씨는 형사처벌 받은 적이 없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유씨는 한화 이글스 소속이던 2014년 4월1일 삼성 라이온즈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1회 3번 타자에게 고의로 볼넷을 던지고 경기가 끝난 뒤 김씨에게 현금 200만원을 받았다.
유씨는 같은 달 19일 엘지 트윈스와의 경기에도 선발 등판해 1회 3번 타자에게 볼넷을 던진 뒤 김씨에게 현금 100만원을 받기도 했다.
현역 프로야구 선수의 형이기도 한 김씨는 이전부터 동생을 통해 유씨를 알게 된 뒤 친분을 유지해왔다.
유씨는 2013년 12월∼2016년 7월 김씨 명의로 가입된 불법 스포츠토토 도박 사이트에 접속해 131회에 걸쳐 총 7250여만원을 배팅하기도 했다. 김씨 역시 2012년 5월∼2016년 7월 스포츠토토 도박 사이트에 접속해 410회에 걸쳐 총 1억5600여만원을 배팅했다.
유씨는 지난 7월 구단과의 면담 과정에서 승부조작 사실을 털어놓고 이틀 뒤 프로야구 승부조작 사건을 수사 중이던 경기북부경찰청에 자수했다.
박경만 기자 mani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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