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도심지 옛 영남대로 골목에 벽화가 그려져 있다. 과거보러 한양으로 떠나는 선비를 대문 앞에서 부인이 배웅하는 장면을 묘사했다. 마치 조형물처럼 보이지만 입체감을 느낄 수 있는 트릭아트 벽화다. 사진 대구 중구 제공
조선시대 영남지역 선비들이 한양으로 과거보러 가던 길로 알려진 ‘영남대로’에 말을 타고 과거 보러 떠나는 선비, 장터 풍경 등을 담은 트릭아트 벽화가 등장했다.
대구 중구는 3일 “현대백화점 뒤편 골목길에서 계산성당으로 이어지는 옛 영남대로 155m 구간에 트릭아트 벽화 15점을 그려 넣었다”고 밝혔다. 트릭아트 벽화는 그림이지만 입체적인 실감이 나도록 착시 효과를 불러일으키는 미술 장르다. 이 골목길에는 한양으로 과거보러 떠나는 선비, 엿을 팔거나 농부가 나뭇짐을 팔러 나온 장터 풍경, 과거 시험장, 장원급제한 뒤 말을 타고 고향으로 금의환향하는 선비의 모습 등이 트릭아트로 살아났다. 또 부산 동래에서 출발해 한양에 도착하기까지 선비들의 열나흘간 여정과 주요지점 등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지형도도 설치돼 있다.
입체감이 나는 트릭아트 벽화로 그린 장터 풍경. 엿목판을 멘 소년과 나무를 지게에 지고 시장에 팔러 나온 농부의 모습이 정겹다. 사진 대구 중구 제공
영남대로 부근에 있는 뽕나무 골목에는 명나라 장수 두사충의 조형물 3점이 들어서 있다. 두사충은 임진왜란 당시 조선에 귀화해 대구 계산동에 살면서 뽕나무를 심었다. 이 골목에는 두사충의 석조 부조물과 이순신 장군과의 우정을 나타낸 병풍, 하루 천 냥 엽전 조형물 등을 설치해놨다. 대구 중구는 트릭아트와 조형물이 들어선 거리를 비추는 조명시설도 갖춰 밤에도 골목투어를 즐길 수 있도록 했다.
과거에 장원급제한 선비가 머리에 어사화를 꽂고 말을 탄 채 고향으로 가는 모습을 담은 트릭아트 벽화. 사진 대구 중구 제공
중구 관계자는 “영남대로에 트릭아트 벽화가 등장하면서 관광객들이 과거로 시간여행을 떠날 수 있을 것이다. 조선시대 선비가 된 듯한 착시 효과를 일으키는 트릭아트 포토존은 색다른 체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구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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