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 전 총장, 14일께 고향 방문 예상
음성은 우상화 논란·선거법 시비 일자
동상·간판 치우며 ‘반기문 흔적 지우기’
음성은 우상화 논란·선거법 시비 일자
동상·간판 치우며 ‘반기문 흔적 지우기’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12일 귀국 뜻을 밝히면서 그의 고향인 충북 음성과 충주가 분주하다. 음성, 충주지역 민간사회단체 등은 반 전 총장이 14일께 고향을 찾을 것으로 보고 환영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이필용 음성군수는 5일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반 전 총장께서 12일 오후 귀국하면 현충원 참배, 삼부요인 예방 등을 한 뒤 14일께 음성을 찾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군수는 “반 전 총장께서 지난 2년 동안 고향의 선친 묘소를 참배하지 못한 것을 안타까워했다. 지난 10년 동안 유엔 사무총장을 한 뒤 귀국하는 것이어서 호국영령과 나라의 어른들을 먼저 찾아뵙고 고향을 찾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음성에서는 반 전 총장 환영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애초 음성군 등이 대대적인 행사를 준비할 것으로 알려졌으나 반 전 총장이 사실상 대선 출마 뜻을 밝히면서 선거법 위반 논란을 우려해 민간 주도로 환영 행사를 마련하고 있다.
여용주 음성군지역발전협의회장은 “반 전 총장께서 14~15일께 음성을 찾을 것으로 보고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이 군수 등 고향의 몇몇 정도만 환영 인사를 하는 등 조촐하게 반 전 총장을 맞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행사 규모가 조촐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환영 행사 장소로 음성체육관을 골랐으며, 식전행사·본행사로 나눠 진행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여 회장은 “정치색을 배제한 채 순수한 환영 행사를 준비하고 있지만 아무래도 3000~5000명 정도는 찾을 것으로 보고 있다. 10년 동안 음성을 넘어 대한민국을 빛낸 반 전 총장의 귀국과 귀향을 벅찬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음성군은 반 전 총장의 귀향에 앞서 그와 관련한 간판, 홍보물, 동상 등을 치우는 등 ‘반기문 흔적 지우기’에 여념이 없다. 음성 주요 길목에 설치했던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고향 음성입니다’라는 대형 간판, 가로수 보호 천막, 펼침막, 동상 등을 모두 치웠다. 지난해 10월 10회 대회를 열었던 반기문 마라톤 대회도 이름을 바꾸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이 군수는 “지역의 뚜렷한 관광자원이 없어 관광 마케팅 차원에서 ‘반기문’이란 이름을 활용했는데 우상화 논란에다 선거법 위반 시비까지 일어 곤혹스러웠다. 오해소지가 있는 것은 모두 치우거나 정리하고 있다. 그가 어떤 길을 가든 음성군은 중립을 지킬 것”이라고 말했다.
반 전 총장이 초·중·고 학창시절을 보낸 충주에서도 환영대회가 준비하고 있다. 충주에는 반 전 총장의 어머니 신현순(95)씨가 살고 있다. 충주재향군인회, 여성단체협의회 등 20여곳이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귀국 충주시민 환영대회 추진위원회’까지 꾸려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이들은 14일께 충주체육관에서 행사를 열 참이다. 이희수 추진위원장(충주재향군인회 회장)은 “대략 5000명 정도가 참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10년 동안 나라와 고향 충주를 위해 힘쓴 반 전 총장의 노고를 기리고 환영할 생각이다. 조길형 충주시장 등 3~4명 정도만 환영사를 하는 등 행사는 조촐하게 치를 계획”이라고 말했다.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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