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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공항 통합이전 군위 주민 간담회 파행

등록 2017-01-09 16:59수정 2017-01-09 22:24

“그리 좋으면 와 우리 줄라 그라겠노?”…반대 주민 목소리 높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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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오후 경북 군위군 군위읍 삼국유사교육문화회관 앞에서 주민들이 대구 민·군공항 통합이전이 군위에 오는 것을 반대하는 집회를 하고 있다.
9일 오후 경북 군위군 군위읍 삼국유사교육문화회관 앞에서 주민들이 대구 민·군공항 통합이전이 군위에 오는 것을 반대하는 집회를 하고 있다.
“그렇게 좋은 거면 지들이 하겠지, 와 우리 줄라 그라겠노?”

9일 오후 2시께 경북 군위군 군위읍 삼국유사교육문화회관 앞에서 만난 주민 박장권(57·우보면 문덕리)씨는 이렇게 말했다. 그는 “군위군수가 주민들의 의견도 묻지 않고 일방적으로 대구 민·군공항을 군위에 유치하려고 한다. 민·군공항이 군위에 함께 왔을 때 어떤 피해가 있는지는 말하지 않고, 경제적 효과 등 좋은 점만 말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회관 안에서는 국방부, 국토교통부, 대구시가 함께 ‘대구 민·군공항 통합이전 소통간담회’를 열었다. 하지만 700여명이 참석한 이날 간담회는 주민들의 반발로 파행됐다. 주민들은 “그렇게 좋은 거 대구시에서 하이소”, “왜 일방적으로 군수가 일을 추진하냐”며 고함을 치는 등 반발했다. 간담회에서는 군위에 민·군공항을 유치하려는 것에 반대하는 주민 목소리가 대부분이었다.

비슷한 시각 주민 200여명은 회관 앞에서 대구 민·군공항 통합이전이 군위에 오는 것을 반대하는 집회를 열었다. 주민들은 ‘공항 통합이전 유치 결사반대’, ‘공항추진 결사반대, 벼락추진 철회하라’고 적힌 펼침막을 들고 집회를 했다. 주민들은 새누리당 김영만 군위군수가 일방적으로 대구 민·군공항을 유치하려고 한다며 거세게 반발했다.

국방부는 이날 대구 민·군공항이 경북으로 옮겨오면 생산 12조1817억원, 부가가치 5조2156억원, 일자리 11만5439개의 경제적 파급효과가 생긴다고 주민들에게 설명했다. 하지만 주민들은 이를 잘 믿지 않는 분위기였다. 주민 김천훈(54·우보면 문덕리)씨는 “평생 여기서 고향을 지키고 살아온 나이 든 주민들은 보상을 해준다고 해도 어디 다른 곳에 가서 살 데도 없다. 군수님이 주민들에게 물어보지도 않고 막무가내로 공항을 유치하려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영만(65) 군위군수는 이날 주민들의 비판에 대해 “어떻게 하면 우리 군위가 살 수 있을까 하고 혼자 고민하다가 군·민간 공항을 군위에서 받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내가 희망하는 것이지만, 결정은 국방부에서 한다. (공항 유치로) 좋은 결과는 군민들이 다 가져가고 비판은 제가 다 받겠다”고 말했다.

대구시는 2014년 5월30일 국방부에 대구 군공항 이전 건의서를 제출하는 등 원래 대구 군공항 이전만 추진해왔다. 하지만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해 7월11일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에서 대구 민·군공항 통합이전 추진을 지시했다. 영남권 신공항 건설이 백지화 된 이후 여론이 나빠지자 박 대통령이 갑자기 내놓은 것이었다.

현재 대구 동구에는 군공항(6.71㎢)과 국제공항(0.17㎢)이 함께 있다. 한국공항공사가 군공항 활주로를 빌려 쓰고 있다. 국방부는 이를 함께 옮길 생각을 하고 있다. 현재 군위 우보면, 군위 소보면·의성 비안면, 대구 달성군 하빈면·고령 다산면, 성주 용암면·고령 다산면 등 4개 지역으로 압축된 상황이다. 국방부는 올해 상반기에 4개 지역 중에 예비이전 후보지를, 올해 하반기에 이전 후보지를 선정할 계획이다. 이후 주민투표 등을 거쳐 최종 이전 터를 선정한다. 하지만 지역에서는 이미 군위 우보면이 유력하다는 소문이 나돈다.

하지만 김윤곤 국방부 군공항이전사업단 사업정책과장은 이날 “현재 4개 지역 중에서 유력후보지 또는 순위가 정해져 있는 것은 없다”고 밝혔다.

국방부, 국토부, 대구시는 이날 군위군을 시작으로 10일 의성군, 11일 고령군, 12일 대구 달성군·성주군에서 잇따라 주민 소통간담회를 열 계획이다. 하지만 모든 지역에서 대구 군·민공항 통합이전 반대 목소리가 높아 계속 파행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글·사진 군위/김일우 기자 cool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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