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끄러워서 홧김에”…부산 소녀상 근처 펼침막 훼손 40대 검거

경찰, 이씨 추가 조사 뒤 신병처리 결정 방침

부산 동구 초량동 일본총영사관 앞 ‘평화의 소녀상’(소녀상) 근처에 걸린 펼침막을 훼손한 40대가 경찰에 붙잡혔다.

부산 동부경찰서는 지난 6일 새벽 3시40분께 소녀상 근처에 걸려 있던 펼침막 12개 가운데 4개를 흉기로 훼손한 혐의(특수손괴)로 이아무개(42)씨를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고 11일 밝혔다. 이씨가 훼손된 펼침막에는 “한·일 일본군 ‘위안부’ 합의 철회하라”, “일본은 사죄하라”, “소녀상 건립을 위해 힘 모아 주신 부산시민 여러분 고맙습니다” 등의 글이 적혀 있다.

경찰 조사 결과, 영사관 근처에서 사는 이씨는 지난달 28~31일 소녀상 설치와 강제 철거, 항의 집회, 제막식 등으로 동네가 시끄럽고 그 기간 차량 정체가 발생하자 홧김에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밝혀졌다. 이씨는 경찰에서 “지난달 28일 오전 7살짜리 아이를 유치원에 보내려고 택시를 타고 일본총영사관 앞을 지나다가 창문을 내렸는데 일부 집회 참가자가 우리 쪽으로 욕설을 해 화가 난 적도 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일본총영사관 근처에 있는 폐회로텔레비전 등을 분석해 이날 오전 회사로 출근하는 이씨를 붙잡았다. 경찰 관계자는 “추가 조사 뒤 신병처리를 결정할 방침이다.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해 구속영장 신청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김영동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