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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나보다 더 어려운 이웃 도와달라”

등록 2017-01-11 15:35수정 2017-01-11 16:09

진폐증 환자·비정규직·외국인노동자들, 1년동안 132만원 모아
진폐판정을 받고 보상연금으로 생활하는 임정식씨가 생활비를 절약해서 모은 돈 50만원을 이웃돕기 성금으로 내놨다. 경북공동모금회 제공
진폐판정을 받고 보상연금으로 생활하는 임정식씨가 생활비를 절약해서 모은 돈 50만원을 이웃돕기 성금으로 내놨다. 경북공동모금회 제공

대구 달성군 달성산업단지 등에서 근무하는 비정규직 노동자와 외국인 노동자들이 버려진 엘피지 가스통에 돈 132만원을 모아 “나보다 형편이 더 어려운 이웃에 전해달라”고 말했다. 대구 달성군 제공
대구 달성군 달성산업단지 등에서 근무하는 비정규직 노동자와 외국인 노동자들이 버려진 엘피지 가스통에 돈 132만원을 모아 “나보다 형편이 더 어려운 이웃에 전해달라”고 말했다. 대구 달성군 제공
6년 전 진폐장애 1등급 판정을 받고 경북 문경제일병원에 입원중인 임정식(80) 씨가 11일 입원 병동을 찾아온 문경시 점촌1동 주민센터 직원들한테 50만원을 이웃돕기 성금으로 전달했다. 임씨는 “내가 앞으로 얼마나 더 살지 모르겠지만, 어려운 처지에 놓인 이웃들의 약값이라도 보태고 싶다”고 말했다. 임씨는 매달 받는 진폐 보상연금에서 생활비로 쓰고 남은 돈을 모아 성금을 마련했다. 임씨는 고향인 충북 괴산에서 농사를 짓다 24살 때 문경으로 왔다. 이후 문경지역 탄광에서 광부로 일하며 우리나라 산업발전에 공헌해 오다 진폐 판정을 받았다. ‘진폐증’이란 오랜 광부생활로 미세먼지나 분진 등을 장기간 흡입한 사람의 폐에 시커먼 먼지가 쌓여 잦은 호흡 곤란과 가슴 통증을 호소하는 불치병이다. 임씨는 “50여 년 전 무일푼인 나를 가족처럼 반겨줬던 광업소 사람들과 문경주민들에 대한 고마움을 잊을 수 없다. 제2 고향과 같은 문경을 위해 살아있는 동안 꾸준히 돕고 싶다”고 말했다. 대구시 달성군 달성산업단지 등에서 일하는 비정규직 노동자와 외국인 노동자들은 최근 엘피지 가스통에 모은 돈 132만원을 달성군 현풍면사무소에 전달했다. 노동자들은 사용하지 않고 버려진 가스통을 ‘사랑의 모금함’으로 이름 짓고 100원 짜리와 500원짜리 동전, 1천원, 1만원 지폐 등을 1년동안 모았다. 이들은 “비록 하루 일당을 받아가며 힘들게 생계를 이어가고 있지만, 더 어려운 이웃을 위해 한푼 두푼 정성을 모았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곽국일 달성군 현풍면장은 “어려운 계층에서 더 힘들게 살아가는 사람들을 돕겠다는 마음 씀씀이가 너무 고맙다. 고귀한 뜻을 받들어 힘들게 겨울을 나는 저소득층을 위해 성금을 사용하겠다”고 말했다.

구대선 기자 sunny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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