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로 원자로 보강공사 부실 의혹있다”

대전환경운동연합 11일 ‘하나로원자로 내진보강 공사 부실 의혹’ 기자회견

대전환경운동연합이 11일 오전 대전시청에서 하나로원자로 내진보강 공사 부실 의혹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의 연구용 원자로인 하나로의 내진보강 공사가 부실하게 진행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대전환경운동연합은 11일 대전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원자력연구원은 하나로원자로 내진보강 공사가 거듭 연기된 이유를 명확하게 공개하고, 재가동에 앞서 객관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제3자 검증을 하라”고 촉구했다. 하나로원자로의 내진보강 공사는 후쿠시마 원전 사고 뒤 이뤄진 특별 안전점검에서 건물 외벽 일부가 내진 기준에 미달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시행됐다. 지난해 2월 착공해 6개월 뒤 완공할 예정이었지만 공사 과정에서 문제가 발견돼 여러 차례 재가동이 미뤄졌고, 지금까지 공사가 마무리되지 않은 상태다.

대전환경운동연합 의장인 허재영 대전대 토목공학과 교수는 “하나로원자로의 내진보강 설계는 외벽에 구멍을 뚫어 안쪽과 바깥쪽에 철재빔을 덧댄 뒤 볼트 형태의 봉으로 연결하는 ‘하이브리드트러스’ 방식이다. 중요한 것은 방사성 물질이 외부로 나가지 않도록 이 구멍이 제대로 막혔는지이다. 하지만 (공사 과정에서) 이 부분을 시험한 결과 구멍을 채운 콘크리트가 관통볼트와 제대로 부착되지도 않았고, 완전히 구멍이 채워지지도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지적했다.

하이브리드트러스 공법은 전세계에서 아직 시공된 사례가 없어 검증된 내진 설계 공법이라 보기 어려운데도 원자력연구원이 설계 검증을 제대로 하지 않은 채 공사를 시작했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양이원영 환경운동연합 처장은 “내진 전문가들은 우리에게 ’(원자력연구원이) 이 공법을 선정할 때 사전 검증을 제대로 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자문했다. 벽체와 콘크리트, 볼트의 진동수가 다 다르기 때문에 특수 모형을 만들어 지진 상황에서 견디는지를 설계 단계에서 미리 실험해야 하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다. 정밀한 연구를 바탕으로 외벽에 뚫는 구멍 개수와 위치 등을 결정하고, 이를 위해 사전 모형실험도 있어야 하지만 이뤄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이충성 원자력연구원 하나로운영부장은 “국내에는 실험할 장소가 없어 지진 진동 실험을 하지 못했다. 하지만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충분히 설계 검증을 거쳤고, 구조물 모형에 최대치의 압력을 가하는 실험도 진행했다”며 “시민단체도 들어와 있는 대전원자력안전협의회에 설계부터 공사까지 모든 자료를 공개하겠다”고 말했다.

글·사진 최예린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