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통합공항 이전’을 다룬 시민 대토론회에서 참석 패널들은 “국방부와 대구시가 시민들을 배제한 채 통합공항 이전을 졸속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이 자리에서 “군사공항만 옮기고 민간공항은 그대로 둬야 한다”, “시민들이 과연 통합공항 이전을 원하였는지 여부를 알아보기위해 주민투표를 붙여보자”는 등의 제안이 쏟아졌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해 7월11일 대구 군사공항과 민간공항을 묶어 통합이전하라고 지시한 뒤 국방부와 대구시가 빠른 속도로 이전작업을 추진중인 가운데 “통합공항 이전을 주민투표로 결정하자”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진훈 수성구청장은 12일 오후 2시 대구시 수성구 범어동 범어도서관에서 열린 ‘대구국제공항과 대구의 미래’란 시민토론회에 참석해 “국방부와 권영진 대구시장이 시민들의 의견수렴도 없이 대구통합공항 이전을 졸속으로 추진중이라”고 밝힌뒤 “주민투표를 통해 시민들의 뜻을 알아본 뒤 이전을 추진하자”는 의견을 내놨다. 이 청장은 “많은 시민들이 공항이전에 대해 알지 못하고, 내용을 아는 시민들은 펄쩍 뛴다. 정부에서 통합공항 이전을 발표하기 전만해도 국토교통부 간부들이 200만 도시에는 공항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세계 곳곳에서 대도시들이 공항을 유치하기위해 필사적인 노력을 하는때 대구는 오히려 공항을 멀리 옮기려 한다. 공항을 이전하면 시민들이 엄청난 불편을 겪어야 한다. 민주주의 사회에서는 시민들의 의견이 중요하다. 대구보다 적은 도시에서도 원전유치 등을 주민투표에 붙이는 사례가 많다”고 말했다.
패널로 참석한 최동석 대구 동구발전협의회장도 “중앙정부와 대구시가 너무 졸속으로 공항이전을 추진하고 있다. 대구시민들의 이익이 배제된 채 이전작업이 추진된다. 공항 이전후 자칫하면 어마어마한 빚을 시민들이 떠안을 수도 있다. 통합공항 이전을 주민투표를 통해 결정하자”고 밝혔다. 주민투표법에는 ‘주민들에게 과도한 부담을 주거나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주요 결정’을 앞두고 주민투표 청구권자 총수의 17분의 1의 서명을 받아 지방자치단체장에게 주민투표 실시를 청구할 수 있다. 대구에서는 11만9873명의 서명을 받아야 한다.
한편, 대구 동구청장을 역임한 임대윤 더불어민주당 대구시당 위원장은 “대구공항은 매우 중요하다. 청년들의 일자리 창출에 필요하다. 대구의 미래를 위해서, 우리의 후손들을 위해서 공항은 없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임 위원장은 이어 “하지만 대구시장이 졸속으로 이전을 결정했다. 대구공항은 대구경북 500만 지역민이 이용한다. 대구시의 주장과는 달리 군사공항만 이전이 가능하다. 대구시민들이 힘을 합친다면 군사공항인 케이투만 이전하고, 민간공항은 그대로 남겨 둘수 있다”고 밝혔다.
이날 토론회에 방청객으로 참석한 대구 동구지역 주민들은 “오랜 세월동안 비행기 소음에 시달렸다. 하루빨리 공항을 이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임복수 대구시 동구 도평동 협의회장은 “1936년 이후 80년동안 소음피해를 입고 있다. 동구에서 갓난애기를 키워 봤나. 그 어려움을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른다. 통합이전을 빨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구 동구에 살고 있다는 주민 서아무개씨도 “소음에 시달리는 피해 주민들의 입장을 한번만 이라도 헤아려 달라”고 울먹였다. 동구주민 조봉현씨는 “동구사람들은 공항이 생존의 문제이다. 살기위해서 공항을 옮겨야 한다”고 말했다.
글·사진 구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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