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운 날씨 속에서도 박근혜 정권 퇴진을 위한 제10차 전북도민 총궐기에서 참석자들이 분신으로 숨진 정원스님에 대한 묵념을 하고 있다.
“소신공양을 하신 분의 숭고한 뜻을 받들어 촛불을 계속 밝히자.”
영하 4도의 추운 날씨 속에서 14일 오후 전북 전주 풍남문광장에서 열린 박근혜정권 퇴진을 위한 제10차 전북도민 총궐기는, 분신으로 지난 9일 숨진 정원스님에 대한 묵념으로 시작했다.
전북비상시국회의 대표 이세우 목사는 추도사에서 “그분은 울림이 있는 종교인의 참모습을 보였고, 감히 누구도 할 수 없는 길을 통해 당신 스스로 조국에 몸을 바쳤다. 탄핵 당사자가 아직도 뻔뻔스럽게 버티고 있지만, (이 사태의) 빠른 종식으로 우리가 염원하는 새로운 세상이 오도록 힘을 내자”고 말했다.
이어 무용가 한영애씨의 아들 왕준형씨가 뮤지컬 <레미제라블>에서 먼저간 혁명동지에 대한 살아남은 자의 고뇌를 담은 노래 ‘빈의자 빈식탁’을 불렀다. 왕씨는 “세월호 참사로 인해 하늘로 먼저 떠나간 친구들에게 자신들만 살아서 미안하다고 고백했던 (단원고) 학생들의 인터뷰가 잊혀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자유발언에서 임하라(전주곤지중)군은 “어른들께서 어린 놈들이 무엇을 안다고 나서느냐고 말씀하시는데, 우리는 모두 사람이고 말할 권리가 있다. 추운 날씨에 이렇게 하나의 목표(대통령 즉각 퇴진)로 사람들이 모이는 게 좋다”고 말했다. 이날 집회에는 지난 12일 시민들이 ‘당신은 왜 촛불을 드셨나요”라는 주제로 토론했던 원탁회의 보고회가 있었다. 추운 날씨 탓에 참석자들과 함께 몸풀기 동작을 펼치기도 했다.
참석한 시민들은 ‘즉각 퇴진, 조기 탄핵, 적폐 청산’, ‘재벌도 공범이다. 이재용을 구속하라’고 외쳤다. 전북시국회의는 이날 오후 6시 기준으로 참석자를 300명으로 집계했다.
글·사진/박임근 기자 pik007@hani.co.kr
추운 날씨 속에서도 열린 전주 촛불집회에서 한 노인이 촛불을 들고 무대를 바라보고 있다.
14일 전주 풍남문광장에서 열린 촛불집회에 세월호 인양과 블랙리스트 규탄 펼침막이 내걸려 있다.
충북 청주에서 한옥마을을 찾은 양서연(16·중3)양은 촛불집회가 열린 한옥마을 주변 풍남문광장에 참석했다. 청주에서도 촛불집회에 참석했다는 그는 고교생이 되기 전에 친구와 함께 한옥마을을 방문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