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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메 추운 거’ 칼바람에도 광주 촛불집회 2천명

등록 2017-01-14 22:12수정 2017-01-14 23:41

선 채로 구호 외치고 율동으로 어우러져
“가장 힘든 날이지만 촛불 지킨다는 자부심”
행진 대신 ‘임을 위한 행진곡’ 합창으로 마무리
금남로에 모인 시민들이 추위를 이기기 위해  노래와 율동으로 촛불집회를 이어가고 있다.
금남로에 모인 시민들이 추위를 이기기 위해 노래와 율동으로 촛불집회를 이어가고 있다.
광주시민들이 매서운 칼바람에도 노래와 율동으로 박근혜 퇴진을 촉구하는 촛불집회를 이어갔다.

박근혜 퇴진 광주시민운동본부는 14일 오후 6시 광주시 동구 금남로에서 영하의 강추위에도 시민과 학생 200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12차 촛불집회를 열었다.

시민들은 동장군의 기세에 온몸이 얼어붙자 ‘워~메 추운 거’를 연발하다 아예 선 채로 주먹을 들어 구호를 외치고, 집단으로 율동을 하는 등 결연하게 자리를 지켰다.

집회는 30주기를 맞은 박종철군과 광화문에서 분신한 정원스님을 애도하는 묵념으로 막을 열었다.

임추섭 광주교육희망네트워크 상임대표는 “반촛불 세력들이 반격에 나서고 있다. 칼바람이 불어와도 촛불을 반드시 지켜내 아이들에게 희망을 심어주자”고 밝혔다.

백희정 광주전남여성단체연합 공동대표는 “일본이 부산 영사관 앞에 세운 소녀상을 철거하라고 요구하는 어이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광주 나비를 만들어 위안부 합의, 사드 배치로 드러난 박근혜 정권의 무능하고 굴욕적인 외교를 바로 잡겠다”고 다짐했다.

공연에선 전기호 거창 평화교회 목사가 ‘가보고 싶어’, 촛불가수 주권기씨가 ‘상록수’ 등을 들려줬다. 전자바이올리니스트 강명진씨는 “43년 평생에 가장 힘든 무대다. 하지만 오늘 흐뭇하고 자랑스럽다”며 ‘아리랑’, ‘붉은 노을’ 등을 연주했다.

서원기 삼척핵발전소대책위원장(강원대 교수)은 “핵발전은 값싸지도 깨끗하지도 안전하지도 않다. 이를 저지하려고 고리에서 출발해 222일 동안 3900㎞를 걸어 광주에 도착했다. 탄핵이 끝나면 탈핵을 추진할 사람을 대통령으로 뽑아야 한다”고 호소했다.

단하에 있던 장휘국 광주시교육감은 사회자 백금렬씨로부터 국정교과서 대책을 질문받고 “국정교과서가 배포는커녕 인쇄되지도 않고 사라지게 하겠다”고 약속했다.

시민 김재홍(31·광주 월산동)씨는 “날씨가 춥지만 온 가족이 나왔다. 4살과 2살이 딸과 아들이 걱정 없이 살 수 있는 아름다운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금남로에 촛불집회에 총출동한 시민 김재홍(31·광주 월산동)씨 가족
금남로에 촛불집회에 총출동한 시민 김재홍(31·광주 월산동)씨 가족
금남로에는 국정농단의 진짜 주범은 재벌인 만큼 총수들을 구속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금남로에는 국정농단의 진짜 주범은 재벌인 만큼 총수들을 구속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촛불을 밝힌 대성초등학교 5학년 김소혁군과 안수옥양
촛불을 밝힌 대성초등학교 5학년 김소혁군과 안수옥양
금남로에는 이날 목도리를 두른 실물 크기의 소녀상과 차량에 실린 5m 높이의 대형 소녀상이 등장했다. 재벌 총수들을 ‘국정농단의 진짜 주범’으로 지목해 감옥에 수감하는 장면도 연출했다. 이 감옥에는 ‘뇌물 주고 노조파괴 정몽구 구속’, ‘말 사주고 경영세습 이재용 구속’ 등의 문구가 붙어 있었다.

자유발언에 나선 자원봉사자 박선제(16·풍암고1)군은 “촛불이 12번 타오르는 동안 실제로 바뀐 것은 아무것도 없다. 칼바람에도 촛불을 지켜내 비바람이 불면 꺼질 거라던 김진태 의원의 코를 납작하게 만들자”고 말했다.

맨 앞 줄에 앉은 대성초등 5학년 김소혁군과 안수옥양은 “많이 춥지만 한 사람이라도 더 촛불을 밝혀야 박근혜가 구속되고, 민주주의가 앞당겨질 것 같아 나왔다”며 끝까지 자리를 떠나지 않았다.

참가자들은 이날 오후 7시 일제히 촛불을 끄고 어둠에 묻힌 세월호 진실이 밝혀질 것을 기원하며 다시 점등했다.

막마지에 무대에 오른 송영길 의원(더불어민주당)은 “대한민국이 세월호처럼 침몰하고 있다. 힘을 모아 무능한 정권을 몰아내고 새로운 대한민국을 광주에서부터 만들자”고 호소했다.

운동본부는 이날 기온이 영하로 곤두박질치자 촛불행진은 생략했다. 대신 정리 집회를 열어 민요가수 진달래씨의 ‘꽃타령’, 촛불가수 김성훈씨의 ‘아름다운 구속’ 등으로 율동을 선도했다. 참가자들은 이어 ‘임을 위한 행진곡’을 다 함께 부르며 집회를 마무리했다.

앞서 운동본부는 이날 오후 2시 광주와이엠시에이회관에서 개혁입법을 촉구하는 광주촛불 토론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선 △세월호 특별법 △백남기 특별법 △언론개혁법 △선거법 개혁 △18살 선거권 등을 두고 열띤 토론을 벌였다.

목포·순천·여수·나주·해남 등지 전남 9개 시·군에서도 박근혜 정권의 퇴진을 촉구하는 촛불집회를 진행했다.

글·사진 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영하의 강추위가 몰아치자 금남로 촛불집회에는 어린이용 방한 관람석이 등장했다.
영하의 강추위가 몰아치자 금남로 촛불집회에는 어린이용 방한 관람석이 등장했다.
촛불집회에 개근한 장휘국 광주시교육감이 14일 금남로에 모인 시민들을 향해  “국정교과서가 인쇄되지 않고 사라지게 하겠다”고 약속하고 있다.
촛불집회에 개근한 장휘국 광주시교육감이 14일 금남로에 모인 시민들을 향해 “국정교과서가 인쇄되지 않고 사라지게 하겠다”고 약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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