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삼척시의 유일 개봉관인 가람영화관에서 시민들이 지진과 원자력발전소 폭발 사건을 다룬 재난 영화 <판도라>를 관람하고 있다. 삼척시민들은 정부가 신규 원전 예정지로 삼척을 지정하자 주민투표를 해 반대 뜻을 공개적으로 밝힌 바 있다. 삼척시청 제공
강원 동해안 최남단 삼척에 들어선 작은영화관이 개관 4개월 만에 관람객 5만명을 돌파하는 등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삼척시는 지난해 9월8일 문을 연 가람영화관에 4개월 동안 5만2096명(2016년 12월 말까지)이 찾았다고 16일 밝혔다. 삼척 인구(7만여명)에 맞먹는 이들이 가람영화관을 찾은 셈이다. 삼척시는 이 같은 추세라면 올 한해 관람객이 15만명을 넘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강’을 뜻하는 순우리말로 이름을 지은 가람영화관은 핵발전소 백지화를 핵심공약으로 내걸고 당선된 김양호 삼척시장의 공약 사업 가운데 하나다. 예산 28억여원을 들였으며, 작은영화관협동조합이 운영하고 있다. 관람료는 5000원이다.
삼척시민들은 시내에 있던 극장이 2010년 문을 닫은 뒤 영화를 보러 인근 동해시까지 원정을 떠나야 했다. 주말이면 젊은 층이 영화관람 등을 이유로 인근 도시로 빠져나가면서 삼척 시내는 공동화 현상까지 겪었다.
하지만 삼척에 작은영화관이 다시 문을 열면서 평일에는 지역 유치원생과 초등학생의 단체 관람 발길이 이어지고 있으며, 주말에는 시외에 사는 농어민들이 자녀와 함께 영화관을 찾는 등 삼척 시내엔 시민들의 발길이 다시 북적이고 있다.
주종원 삼척시청 문화공보실 주무관은 “저렴한 비용으로 최신 영화를 감상할 수 있는 가람영화관이 생겨 농어촌 주민들의 문화 갈증을 해소하는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술자리를 전전하던 회식 문화도 조금씩 변화가 생기는 등 젊은층으로부터 반응도 좋다”고 말했다.
박수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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