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협성문화재단 지난해부터 독서 장려하고 자립심 길러주려
해마다 중·고교생 100여명에게 40만원까지 지원
해마다 중·고교생 100여명에게 40만원까지 지원
책을 읽고 독후감을 써내면 전문가 심사를 거쳐 중·고교생의 교복 구입비를 지원하는 이색 기부사업이 눈길을 끈다.
부산 협성문화재단은 17일 “겨울·여름교복 구입비를 지원할 예비 중학생 64명과 예비 고교생 34명 등 98명을 선발했다”고 밝혔다. 재단은 지난해 9월 독후감을 써내면 심사를 거쳐 교복 구입비를 지원하는 협성교복지원 프로젝트 2기 선발 공고를 내어 12월1~16일 독후감을 받았다.
이 프로젝트는 가구당 소득과 관계없이 중·고교에 입학하는 학생들이 지정된 책을 읽고 A4 용지 2매 이상의 독후감을 써서 전자우편으로 제출하면 100여명을 뽑아 겨울교복 30여만원, 여름교복 10여만원 등 40만원까지 지원하는 사업이다. 독후감 심사는 공정성을 위해 작가들이 한다.
교복 기부사업은 협성문화재단이 스마트폰에 노출된 청소년들의 독서를 장려하고 자립심을 길러주기 위해 지난해 1월 처음 시작했다. 지난해엔 예비 중학생 50명, 예비 고교생 30명 등 80명이 40만원까지 교복구매비를 지원받았다.
독후감을 제출할 도서는 협성문화재단이 선정한다. 지난해엔 소설가 설흔의 <너는 하늘을 그려, 나는 땅을 그릴게>(중학)와 에릭 시노웨이, 메릴 미도우가 함께 펴낸 <하워드의 선물>(고교)이, 올해는 루이스 새커의 소설 <수상한 진흙>(중학)과 버지니아 액슬린의 소설 <딥스>(고교)가 각각 선정됐다. 지원자는 지난해 130여명에서 올해 198명으로 늘었다.
협성문화재단 관계자는 “해마다 100명을 선발하려고 하나 심사단 기준에 맞지 않은 글이 많으면 이보다 적을 수 있다. 학생들이 스스로 교복을 산 것을 뿌듯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협성문화재단은 정철원 협성종합건업 회장이 2010년 10월 사재 100억원을 출연해 설립했다. 정 회장은 이후 2014년까지 해마다 100억원씩 추가 출연하고, 지난해엔 200억원의 부산 동구 수정동의 본사 건물까지 출연했다. 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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