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 고향 대구서 바른정당 대구시당 창당대회
시당 위원장에 대구 수성구을 4선 주호영 의원 선출
극우단체 “탄핵 무효, 특검 해체, 국회 해산, 계엄령 선포”
18일 오전 바른정당 대구시당 창당대회가 열린 대구 수성구 수성대학교의 정문에서 극우단체 회원들이 ‘바른정당 규탄대회’를 하고 있다. 김일우 기자 cooly@hani.co.kr
바른정당이 박근혜 대통령의 고향 대구에서 18일 대구시당 창당대회를 열어 주호영 의원을 시당 위원장으로 선출했다. 창당대회가 열리는 행사장 밖에선 극우단체 회원들이 “탄핵 무효”를 주장하면서 박 대통령에게 계엄령을 선포하라고 요구했다.
바른정당은 이날 오전 11시 대구 수성구 수성대학교 성요셉관 대강당에서 대구시당 창당대회를 했다. 초대 시당 위원장에는 대구 수성구을에서 4선을 하고 있는 주호영 의원이 뽑혔다. 주 의원은 “유승민 (전 새누리당 원내)대표와 잘 상의해서 많은 대구 시민들이 사랑하는 당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바른정당이 18일 오전 대구 수성구 수성대학교 성요셉관 대강당에서 대구시당 창당대회를 하고 있다. 김일우 기자 cooly@hani.co.kr
바른정당은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서울(12일), 경기(12일), 인천(16일), 강원(16일), 전북(17일)에 이어 이날 다섯번째로 대구에서 창당대회를 열었다. 유승민, 김무성, 이혜훈, 주호영 김용태 의원과 류성걸, 김희국, 권은희 전 의원 등 1500여명이 참석했다. 윤순영 대구 중구청장과 강대식 대구 동구청장도 새누리당을 탈당해 바른정당에 합류했다. 국내 최초 3선 여성 구청장인 윤순영 중구청장은 “옮지 않음을 보고 참을 수 없어 이 자리에 서 있다. 한국의 최초 여성 대통령이 실패했다고 한국의 여성이 실패한 것이 아니다. 대구 출신 여성 대통령이 실패했다고 대구 여성이 실패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18일 오전 바른정당 대구시당 창당대회가 열리고 있는 대구 수성구 수성대학교의 정문에서 열린 ‘바른정당 규탄대회’에서 참가자들이 태극기를 흔들고 있다. 김일우 기자 cooly@hani.co.kr
김무성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 잘 되길 바라고 정말 열심히 도왔다. 하지만 박근혜 대통령은 유승민 대표처럼 잘못된 것을 잘못됐다고 지적하면서 자기 소신을 밝히는 것에 대해 자신에게 도전하는 것으로 받아들였다.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비민주적 사고를 가졌다”고 비판했다. 유승민 의원은 “새누리에 남아서 대한민국 유일 보수정당인 새누리를 뼛속부터 바꾸고 싶었다. 하지만 우리가 탈당하고 나서도 인적 청산 하나 못하고, (청와대) 거수기만 하고, 국민들 먹고 사는 문제와 민생은 돌보지 않는 저 당은 미래가 없다. 우리는 정말 의미 있는 새 출발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18일 오전 바른정당 대구시당 창당대회가 열리고 있는 대구 수성구 수성대학교의 정문에서 극우단체 회원들이 유승민 의원에게 대구를 떠날 것을 요구하고 있다.김일우 기자 cooly@hani.co.kr
극우단체 회원 수백명은 비슷한 시각 수성대학교 정문에 몰려와 ‘바른정당 규탄대회’를 열었다. 이들은 박 대통령의 사진과 ‘탄핵 기각’이라는 글씨가 적힌 큰 펼침막을 들고 나왔다. 또 ‘탄핵주도 김무성 국회를 떠나거라’, ‘배신자 유승민은 대구를 떠나라’, ‘국론분열 국가전복세력 문재인은 북한으로 가라’, ‘박근혜 대통령님 성지에 배신자 개들을 몰아내자’라고 적힌 손팻말과 태극기를 흔들었다.
이들은 ‘탄핵 무효’, ‘특검 해체’, ‘국회 해산’ 등을 외쳤다. 박 대통령에게는 계엄령을 선포하라고 요구했다. 유승민·김무성 의원을 가리켜 ‘종북’이라며 북한에 가라고 요구했다. 한 70대 남성은 자유발언에서 “김무성이는 종북 새끼다. 유승민 쓰레기도 종북 새끼다. 이 두놈을 북으로 보내야 한다. 집과 사무실은 전라도로 옮겨야 한다”고 외쳐 참가자들에게 많은 환호를 받았다. 집회 주최자인 ‘박근혜 서포터즈’는 800명이 참가 한다고 경찰에 신고했는데, 실제로는 400여명이 나왔다.
대구/김일우 기자 cooly@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