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시청 1층에 전시된 완판본 한글 고전소설 등을 시민이 관람하고 있다. 전주시 제공
전북 전주시가 한지로 만든 완판본 한글 고전소설 전시 등을 통한 전주전통한지 알리기에 나섰다.
전주시는 한국전통문화전당 한지산업지원센터가 2월28일까지 전주시청 1층에서 전주전통한지로 복본화한 완판본 한글소설 5종을 전시한다고 31일 밝혔다. 전시에는 일반인이 잘 아는 <열여춘향슈절가>(판소리계 고전소설 제목, 춘향전), <심청전>, <적벽가>, <토별가>(별주부전) 등 17세기부터 20세기 초까지 전라감영에서 간행한 완판본 판소리계 한글소설 4종과 최초 완판본 목판 한글소설로 가치가 높은 <별월봉기>를 포함한 다섯 작품이다. 별월봉기는 영웅에 관한 내용을 담은 창작소설로 하권 48장본만 현재 전해지고 있다.
전주시가 출연해 한지를 연구하는 한지산업지원센터는 지난해 <조선왕조실록> 복본화사업을 완료함에 따라, 전주전통한지 산업활성화를 위해 전주전통한지 서적 복본화사업을 진행했다. 1억원을 투자한 이 사업에는 전주전통한지 6곳 업체가 참여했고, 수매량은 5천여장에 이른다. 시는 복본화한 다섯 작품 중에서 각 작품마다 30세트씩 150권을 제작했고, 이번 전시는 2세트 및 고전소설을 전문가들이 현대적으로 풀어낸 해설집을 함께 전시하고 있다.
또한 전주시는 전통한지 소비촉진을 위해 표창장과 임용장을 발급할 때 전주전통한지를 쓸 계획이다. 연간 시와 산하기관에서 발급하는 각 표창장과 임용장 등의 사용량은 5천여장에 달한다. 여기에다 각종 인·허가증과 면허증 용지 5천여장을 합하면 연 1만장에 이를 것으로 시는 파악하고 있다.
시는 종전에 사용한 기계한지 대신, 손으로 만들어서 기록에 사용하는 전통한지(수록한지)로 바꾸기로 했다. 수록한지는 기계한지에 비해 가격이 2~3배 비싸고 인쇄성은 다소 떨어진다. 하지만 우수한 보존성과 고운 색상, 부드러운 표면질감 등으로 닥섬유의 살아 있는 느낌을 주는 장점이 있다. 시는 조선왕조실록 복본화사업 이후 한지산업지원센터가 보관중인 전통한지 잔여분 1천여장를 활용할 방침이다. 시는 전북혁신도시에 입주한 지방행정연수원 등 공공기관과 전주지역 각 학교에도 이를 협의할 예정이다.
이성원 시 관광산업과장은 “완판본 서적 복본화사업의 하나로 고전소설 5종을 선택한 것은 내용의 다양화 등 전주의 우수한 기록·출판문화를 알릴 수 있기 때문이다. 장기보존이 요구되는 분야에 전주한지를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임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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