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대병원은 응급의학과 최욱진 교수가 지난해 11월19일 저녁 9시께 서울서 부산으로 가던 고속열차(KTX-175) 안에서 갑자기 심정지를 일으켜 쓰러진 승객을 구해낸 일이 알려져 최근 코레일로부터 감사장을 받았다고 31일 밝혔다. 최 교수는 당시 서울에서 열린 학회에 참석하고 울산으로 돌아가려 열차를 탔다가 출발 뒤 3분이 채 지나지 않아 다급히 의료인을 찾는 차내방송을 듣고 바로 현장에 달려갔다. 그가 도착했을 때 쓰러진 승객은 심장이 멈추고 호흡도 없는 심정지 상태였다.
그는 즉시 가슴 압박과 인공호흡을 번갈아 시행하며 승무원에게 열차 내 자동제세동기를 가져달라고 해 제세동까지 시행하고는 열차를 광명역에 정차시켜 환자를 가까운 응급센터로 이송하도록 했다. 그는 광명역에서도 열차에서 내려 출동한 119구조대원과 함께 기관 내 삽관, 수동제세동기 사용과 전문심장소생술 시행 등을 하며 구급차에 동승해 가까운 광명성애병원으로 환자를 옮겼다.
그는 병원에 도착해 환자가 거의 정상혈압을 되찾을 만큼 회복한 상태로 의료진에게 인계한 뒤 조용히 자리를 떠났다. 코레일은 당시 목격자가 전한 미담 사례 등을 통해 뒤에 사실을 확인하고 지난 19일 그에게 감사장과 감사편지를 수여했다.
최 교수는 “응급의학과 전문의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다. 다행히 병원에 후송된 환자가 현재 특별한 후유장애 없이 퇴원해 회복 중이라니 기쁘다”고 소감을 말했다. 이어 “내 주위에 언제든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이니 누구나 심폐소생술은 꼭 익혀두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그는 울산 중부소방서 구급지도의사로서 2015년부터 119구급 서비스 품질 향상과 대국민 심폐소생술 보급에 기여한 공로로 지난 13일 국민안전처 장관 표창을 받기도 했다.
신동명 기자 tms13@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