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일주일 넘게 폭행·괴롭힘 눈치못채
경기도 산하기관 운영…도·경찰, 조사 나서
경기도 산하기관 운영…도·경찰, 조사 나서
겨울방학 기간에 경기도 산하기관이 운영하는 영어마을 캠프에서 중학생들이 선배들에게 일주일 넘게 폭행과 괴롭힘을 당한 것으로 알려져 경찰과 경기도가 조사에 나섰다.
6일 경기도평생교육진흥원의 말을 들어보면, 지난달 15일부터 26일까지 11박12일간 진행된 경기도 파주시 경기 영어마을 방학캠프에 참가한 중학교 1학년 학생들이 선배들로부터 지속적인 폭행을 당했다며 피해 학생의 부모가 문제를 제기했다. 피해 학부모는 캠프에서 저녁 쉬는 시간마다 중학교 2학년 학생 2∼3명이 1학년 학생 6명을 방으로 불러 엎드려 뻗치기를 시키는가 하면 주먹으로 가슴 등을 여러 차례 때렸다고 신고했다. 가해 학생들은 피해 학생이 부모에게 폭행당한 사실을 알리지 못하도록 겁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생활지도 교사가 있었는데도 폭행은 일주일 넘게 지속 됐다.
경기 영어마을 캠프는 경기도 산하기관인 경기도평생교육진흥원이 직접 운영하는 곳으로, 당시 캠프에는 초·중학생 86명이 참가했다. 가해 학생들은 교육비 110만원을 내고 참가했으며, 피해 학생 대다수는 교육비를 내지 않은 저소득층 자녀인 것으로 확인됐다.
경기도와 영어마을 쪽은 캠프가 끝난 뒤 피해 학생 부모의 연락을 받고서야 사태 파악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도평생교육진흥원이 자체 조사한 결과, 피해 학생 가운데 4명의 부모는 ‘반성문을 쓰고 지나갈 일’ 정도로 경미하게 생각했고, 1~2명은 ‘심각한 폭력사건’으로 받아들였다고 영어마을 쪽은 밝혔다. 영어마을 관계자는 “피해 학생들이 보복을 우려해 알리지 않아 방에서 일어난 일에 대해 전혀 알 수 없었다. 재발 방지를 위해 생활지도 교사 증원과 캠프 안 폐회로텔레비전 확충 등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박경만 기자 mania@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