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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립희망원은 ‘대구시립절망원’?

등록 2017-02-09 17:21수정 2017-02-09 22:06

검찰 8일 희망원 비리의혹 사건 중간수사 결과 발표
전·현직 임직원 18명 등 25명 기소…신부·수녀도 3명 포함
‘정신장애인에게 중증환자 간병시켜 숨지게 하고, 47일 동안 독방에 생활인 감금하고, 직원들이 장애인을 과녁으로 세워놓고 경품사격용 공기총으로 사격하고, 대구시 보조금 받아 비자금 만들고, 생활인의 기초생활수급자 생계급여를 허위로 신청해 돈 받아 쓰고…’

천주교 대구대교구가 운영하는 장애인·노숙인 생활시설 대구시립희망원(희망원)은 희망원이 아니라 ‘절망원’에 가까웠다. 대구지검 강력부(부장 이진호)는 이날 오후 이런 내용의 희망원 비리의혹 사건 중간수사결과 발표를 했다.

검찰은 이날까지 희망원 전·현직 임직원 18명을 포함해 모두 25명을 특경법상 횡령, 감금, 업무상과실치사 등의 혐의로 기소(7명 구속)했다고 밝혔다. 기소된 사람들 중에서는 대구시립희망원 9대 원장 배아무개(63·구속) 신부, 8대 원장 김아무개(62·불구속) 신부, 회계1과장 여아무개(56·불구속) 수녀가 포함됐다.

검찰 발표 자료를 보면, 희망원은 ‘심리 안정실’이라는 독방을 만들어 놓고 2010년부터 2016년까지 말을 듣지 않는다는 이유로 생활인 302명을 모두 441번이나 감금했다. 평균 11일 동안 생활인을 독방에 감금했고, 길게는 47일까지 독방에 가둔 경우도 있었다.

검찰은 또 희망원이 중증환자 간병을 정신장애인에게 맡겨 제대로 된 응급처치를 받지 못해 3명이 숨진 사실도 확인했다. 희망원은 또 생활인 177명의 기초생활수급자 생계급여를 허위로 청구해 6억5700만원을 받아 운영비 등으로 썼다. 직원들은 지적장애인을 과녁으로 세워놓고 놀이터 경품사격용 공기총으로 사격하거나 복도 기둥에 4시간 동안 묶어 놓는 등 학대를 하기도 했다.

검찰은 원장인 배 신부와 회계1과장인 여 수녀 등이 식자재 납품업체 2곳으로부터 거래 금액을 부풀려 돈을 되돌려 받는 방식으로 2011년부터 3년 동안 모두 5억8000만원의 비자금을 만든 사실도 확인했다. 이 돈은 배 신부와 여 신부가 개인적으로 사용하거나 직원들의 회식비·경조사비로 쓰였다고 검찰은 밝혔다. 배 신부는 2014년 7월29일 희망원의 비자금 조성 사실을 폭로하려던 직원 이아무개(44)씨에게 1억2000만원을 입막음용으로 건넸다.

이날 검찰은 희망원 비자금이 천주교 대구대교구로 흘러들어간 사실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주형 대구지검 제2차장 검사는 “천주교 대구대교구의 사목공제회를 압수수색했지만 배 신부가 자신의 돈을 사목공제회에 맡겨 둔 것으로만 확인됐다. 천주교 대구대교구와의 관련성은 확인되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대구의 시민단체들이 연대한 ‘대구시립희망원 인권유린 및 비리척결 대책위원회’는 이날 성명서를 내어 “검찰의 꼬리자르기 축소 수사를 규탄한다”라고 밝혔다.

대구시는 1980년부터 36년 동안 희망원을 천주교 대구대교구가 만든 재단법인 대구구천주교회유지재단에 맡겨 운영했다. 지난해 기준으로 1091명(정신장애인 614명·지적장애인 182명·지체장애인 110명)이 생활하고 있다. 희망원은 지난해에만 대구시로부터 120억5000만원의 보조금을 받았다.

대구/김일우 기자 cool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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