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초고층 아파트·호텔단지 ‘엘시티’ 개발 비리와 정관계 금품 로비 의혹을 캐고 있는 검찰이 허남식(68) 전 부산시장의 집과 서울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부산지검 특수부(부장 임관혁)는 10일 오전 허 전 시장이 사는 부산 남구의 집과 서울 종로구에 있는 지역발전위원회 사무실에 대해 압수수색을 벌였다. 허 전 시장은 지난 2004~2014년 3선 부산시장을 지낸 뒤 지난해 6월부터 대통령 직속 지역발전위원장을 맡고 있다.
검찰은 허 전 시장이 엘시티 비리와 관련된 범죄 혐의점을 포착해 압수수색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허 전 시장의 집과 사무실에 확보한 관련 서류 등을 분석한 뒤 이른 시일 안에 허 전 시장을 소환해 조사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엘시티 개발사업은 허 전 시장이 부산시장으로 일할 때 행정조처를 통해 개발이 가능하게 됐다. 엘시티 터는 아파트 건립이 불가능한 중심지 미관지구로 지정돼 있었는데, 부산시가 2009년 12월 도시계획위원회를 열어 아파트를 지을 수 있는 일반미관지구로 변경했다. 또 부산시 도시계획위원회는 해안과 접한 건물의 높이를 20~30층가량으로 제한한 해안경관 개선 지침도 엘시티 개발사업에 적용하지 않았다. 엘시티에 대한 환경영향평가는 진행되지 않았고, 교통영향평가도 단 한 차례 회의 끝에 심의를 통과했다.
당시 부산시는 특혜를 인정하면서도 법적 절차를 정당하게 밟았다고 밝혔다. 엘시티를 지으면 보기에 좋고 관광객을 유치하는 효과도 있다는 이유에서다. 허 전 시장은 2013년 10월 엘시티 시행사 회장인 이영복(67·구속기소)씨와 함께 착공식에 참석했다.
부산/김영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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