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당 공무원 “재선충병인지 확신못해”
2주뒤에야 도 산림환경연구소에 보내
감염 최종판정…“초기대처 허술” 지적
2주뒤에야 도 산림환경연구소에 보내
감염 최종판정…“초기대처 허술” 지적
경기도 파주시가 ‘소나무 에이즈’로 불리는 소나무 재선충병 의심신고를 받고 채취한 시료를 2주가 지난 뒤에야 경기도 연구소에 보낸 것으로 확인돼 초기 대처가 허술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10일 파주시의 설명을 들어보면, 파주시 산림농지과는 지난달 2일 적성면 어유지리 군부대 안에서 소나무 한 그루가 고사했다는 신고를 받고 현장에서 시료를 채취한 뒤, 2주 동안 자체 보관하다 지난달 16일에야 시료를 경기도 산림환경연구소에 보냈다. 파주시가 보낸 시료는 경기도 산림환경연구소와 국립산림과학원의 검사를 거쳐 최근 소나무 재선충병에 감염됐다는 판정을 받았다. 산림과학원은 군부대 안팎을 긴급 예찰해 고사한 소나무에서 600여m 떨어진 곳에서도 잣나무 한 그루가 재선충병으로 고사한 것으로 추가 확인했다. 아직까지 두 그루 말고는 추가로 발병한 사례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파주시 관계자는 “시료를 곧바로 경기도 산림환경연구소에 보냈어야 하는데 연초라 어수선한 데다 재선충병 의심신고가 처음이라 확신하지 못해 지체됐다. 재선충이 활동을 하지 않는 겨울철이라 번지는 문제가 발생하지는 않을 것으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경기도 산림환경연구소 쪽은 “소나무 재선충병은 감염목을 조기에 발견해 신속하게 방제하는 것이 피해 확산을 막는 가장 중요한 방법”이라고 지적했다.
재선충병이 발병한 곳은 지난해 재선충병 발생지인 연천군 전곡읍 양원리에서 2.7㎞ 떨어진 곳으로, 경기도는 자연적 확산으로 발병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경기도와 산림청은 국유림관리소와 합동으로 발생구역 주변 반경 2~5km 이내 산림에 대해 정밀예찰과 긴급방제 활동에 나설 계획이다.
소나무 재선충병은 0.6~1㎜ 크기의 재선충이 공생관계인 솔수염하늘소의 몸에 기생하다가 솔수염하늘소의 성충이 소나무 잎을 갉아 먹을 때 나무에 침입해 나무를 죽이는 병으로, 치사율이 100%에 이른다. 경기도에서는 2006년 광주시에서 처음 발생한 뒤 지금까지 남양주, 포천 등 17개 시·군에서 피해가 보고됐다.
박경만 기자 mani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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