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광주 광산구청 7층 대회의실에서 열린 ‘토종씨앗 나눔&토크 콘서트’ 행사에 전시된 토종 씨앗들.
“어? 개새빠닥상추와 쥐꼬리무가 뭐야?”
지난 11일 광주 광산구청 7층 대회의실에서 열린 ‘토종씨앗 나눔&토크 콘서트’를 찾은 시민들은 지금껏 몰랐던 우리 씨앗들을 보고 탄성을 터뜨렸다. 전라씨드림과 광주도시농업시민협의회가 공동 주최해 열린 행사엔 토종씨앗으로 농사를 짓는 이들과 도시농부 등 150여명이 참여했다. 씨드림은 ‘Seed’(씨앗)과 ‘Dream’(꿈)의 합성어로 우리 농부들이 대대로 가꾸고 전해 온 토종 종자를 모아 보전하고 나눔으로 증식해 ‘종자 주권’을 지키기 위해 만들어진 단체다. 씨드림은 이번 행사에 전시된 500여점 중 350점을 제공했다.
지난 11일 광주 광산구청 7층 대회의실에서 열린 ‘토종씨앗 나눔&토크 콘서트’를 찾은 시민들이 토종씨앗을 살펴보고 있다.
토종씨앗들은 대개 씨앗 모양을 빗대 지어진 이름들이 많다. 개새빠닥 상추는 개 혓바닥처럼 생긴 상추를 말한다. 전라도 사투리로 혓바닥을 ‘새빠닥’이라고 한다. 유진 광산구 도시농업팀 주무관은 “상추는 한 두종류로만 알았는데 오글상추, 너브네상추, 개새빠닥상추 등 토종상추들이 있는 것을 보고 놀랐다”고 말했다. 여우꼬리조나 둥근창호박, 오리알태, 한아가리콩 등도 씨앗 모양에서 나온 이름들이다.
이번 행사에 토종씨앗을 제공한 씨드림 공동운영위원 변한단(53)씨는 2011년 전남 곡성으로 귀농해 토종씨앗 되살리기 운동을 하고 있다. 변씨는 “씨앗을 사지 않고 농사를 지으려고 토종 씨앗을 찾기 시작했다. 매년 3~7개월동안 토종 씨앗을 찾으러 다녔고, 지금 껏 1천여점을 모았다”고 말했다. 변씨는 박정희 정권 때부터 각종 작물의 신품종을 보급하기 시작하면서 농부들이 종자회사에서 씨앗을 사서 쓰기 시작한 것을 토종 씨앗이 사라지게 된 이유로 분석했다. 변씨는 “토종씨앗은 수천년동안 우리 기후와 토양에 적응해와 기후변화를 이겨 낼 수 있다. 결국 우리 토양 뿐 아니라 몸(생명)을 지킬 수 있다”고 말했다. 다음 카페 ‘토종자립마을’(http://cafe.daum.net/nongnyu)에 가면 전국 곳곳에서 토종씨앗으로 농사를 짓는 농민들의 이야기가 올라와 있다.
정대하 기자
daeha@hani.co.kr, 사진 광산구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