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학교 살리는 희망의 불씨’ 강원교육희망재단 창립

작은학교 살리기 연대기구 설립과 통폐합 학교 실태 전수조사 등 활동 펴기로

농산어촌 작은학교 활성화를 위한 강원교육희망재단이 14일 창립됐다. 재단은 앞으로 작은학교 대안 논의를 위한 공동기구 설치 등의 사업을 펼 참이다. 강원도교육청 제공

농산어촌 작은학교 활성화를 위해 강원도민들이 뜻을 모은 강원교육희망재단이 14일 창립했다.

강원도교육청은 이날 강원 춘천에서 발기인과 임원 17명, 준비위원 113명 등 200여명의 참석 속에 강원교육희망재단 창립총회를 열었다. 민병희 강원교육감이 이사장으로 선출됐으며, 재단 엠블럼을 재능 기부한 ‘평화의 소녀상’ 조각가 김운성씨는 감사패를 받았다.

강원교육희망재단은 농산어촌 인구 감소와 정부의 작은학교 통폐합 정책으로 지역 공동체가 무너지는 것을 막기 위해 강원도교육청이 5억원을 출연해 만든 재단법인이다. 강원도교육청은 앞으로 71억원 정도를 추가 출연하고 도민 등의 동참도 호소할 참이다.

강원도내 농산어촌 학교는 출산율 감소 등으로 학생 수가 급격히 줄면서 심각한 위기를 맞고 있다. 지난해 도내에서 8개 학교가 문을 닫는 등 1980년대부터 폐교된 학교만 446곳이다. 여기에 정부의 소규모 학교 통폐합 정책으로 도내 666개교 가운데 47%가 사라질 처지에 놓였다. 강원교육희망재단은 작은 학교의 폐교 위기를 막기 위해 강원도교육청이 내놓은 마지막 보루인 셈이다.

강원교육희망재단은 4월부터 본격적인 업무를 할 참이다. 재단은 통폐합 대상인 작은학교의 실태를 전수조사하고, 이미 통폐합된 446개 학교의 역사 등도 자료화하는 사업을 구상 중이다.

특히 강원도와 사정이 비슷한 전남·전북 등과 ‘작은학교 살리기 연대기구’를 설립하기 위해 4월께 춘천에서 작은학교살리기 포럼(가칭)을 여는 동시에 교육감 회의 등을 통해 충남·충북·광주 등 다른 시도교육청에도 동참을 호소할 계획이다. 일본의 작은학교 살리기 사례를 참고 삼아 강원도형 작은학교 우수 사례를 발굴해 보급하고, 지방자치단체·지역주민 등과 힘을 모아 작은학교를 살리는 방안도 마련키로 했다.

이날 창립총회에서는 강원도교육청·강원사회복지공동모금회·강원교육희망재단이 ‘강원도 교육복지 네트워크’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도 했다. 교육복지 네트워크는 도내 교직원과 도민 등이 자발적으로 낸 기금으로 도내 학생들을 돕는 교육복지 나눔 기획이다.

민병희 강원도교육감은 “학교가 없어지면 마을도 함께 없어진다. ‘작은학교 살리기’는 남의 일이 아니고 교육계만의 문제도 아니다. 우리 모두 나서야 할 때”라고 말했다.

박수혁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