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차 제주도민 촛불집회가 18일 오후 6시 제주시청 앞 도로에서 1천여명의 시민이 참가한 가운데 열려 ‘박근혜 즉각 퇴진’ 등의 구호를 외쳤다.
“탄핵 연장은 박근혜 구속의 첫 단추”, “촛불이 민주주의다.” 차가운 바람이 얼굴을 때리는 매서운 추위도 제주도민들의 촛불을 끄지는 못했다. 18일 오후 6시 제주시청 앞 도로에서 열린 제17차 제주도민 촛불집회 ‘즉각 탄핵! 소리질러!’에 모인 1000여명의 시민들은 구호와 함께 ‘박근혜 탄핵’을 외쳤다.
사회자 김남훈씨가 “촛불을 대상으로 한 총반격이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국민의 목소리로 외쳐야 한다”며 ‘박근혜는 퇴진하라’, ‘2월에는 탄핵하라’, ‘특검수사 연장하라’는 구호를 선창하자 참가자들이 함께 목소리를 높였다.
최근 미 해군의 최신예 이지스 구축함 ‘줌월트’의 제주해군기지 배치가 거론되는 가운데 이날 집회에는 강정마을에 상주하는 문정현 신부를 포함한 주민들과 활동가들이 대거 찾았다. 고권일 강정마을회 부회장은 “줌월트라는 말만 들어도 착잡한 마음이 든다. 정부는 해군기지를 만들며 주민들의 피눈물을 흘리게 했다. 공동체를 파괴하고, 공사가 지연됐다고 구상권을 청구했다. 처음부터 우리는 미군기지로 사용될 것이 아니냐고 문제를 제기했으나 국방부는 대한민국 해군만 쓰겠다고 답변했다”며 정부의 태도를 비판했다. 고 부회장은 “줌월트가 제주에 들어오면 중국이 제주도를 겨냥할 것”이라며 “강정마을과 함께 줌월트 배치를 적극 막아달라”고 호소했다.
제17차 제주도민 촛불집회가 18일 오후 제주시청 앞 도로에서 열린 가운데 참가자들이 세월호의 진실을 요구하는 팻말과 제주 제2 공항 반대 팻말을 들고 있다.
부산에서 가족과 함께 제주관광을 왔다가 숙소로 돌아가는 길에 촛불집회 소식을 알고 참여했다는 안상순(부산)씨는 “제주 촛불을 힘껏 응원하고 공연을 보려고 참가했다”며 “7살, 3살 아이를 둔 아빠로서 아빠의 마음이 변치 않고 스스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하기 위해 무대에 섰다. 단순히 몇몇 사람의 구속에서 끝나는 게 아니다. 촛불을 끄지 말고 힘내자”고 독려했다.
이날 행사에는 부산지역에서 활동하는 스카밴드 스카이웨이커스와 제주에서 활동하는 비니모터 등의 공연으로 참가자들의 촛불 열기에 힘을 보탰으며, 제주시청 인근 대학로를 돌며 ‘박근혜 탄핵’을 외쳤다. 제주/글·사진 허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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