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실련 “시민단체가 먼저 팔을 걷어붙이고 나서자” 선포
“참소주 불매운동을 시작합시다.”
대구의 중견 주류업체인 ㈜금복주(대표 김동구) 간부직원이 하청업체에서 상납금을 받아 챙긴 사실이 알려지자 시민단체가 앞장서 “금복주의 횡포를 도저히 더는 두고 볼 수 없다”며 불매운동의 닻을 올렸다.
대구경실련은 22일 “지난해 결혼한 여성직원을 회사에서 내쫓아 말썽을 빚어온 금복주가 이번에는 하청업체에서 상납금을 받아 챙긴 사건이 터졌다. 온 국민이 분노하고 있지만 정작 금복주는 사건을 축소·은폐하려 든다”고 지적했다. 이어 “현재 수사 중인 경찰에 철저한 조사를 촉구했지만 반칙을 일삼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지 않는 기업에는 처벌보다 훨씬 강경한 응징과 경고가 필요하다. 이제 대구시민들이 나서서 금복주 불매운동을 시작하며, 시민단체가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조광현 대구경실련 사무처장은 “지난해 여직원 강제퇴직 때 불매운동을 벌였던 여성단체와 민주노총 등과 ‘참소주’ 불매운동에 나설 생각이다. 시민들이 곧 동참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금복주에 판촉물을 공급하는 홍보대행사의 한 여성 대표는 최근 “3년 동안 명절마다 300만∼500만원씩 모두 2800만원을 금복주 간부직원에게 상납했다”고 폭로했다. 그가 이 간부직원에게 인격모독, 막말, 폭언, 성희롱 등에 시달려오다 상납을 거절하면서 거래가 끊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건은 대구 성서경찰서가 수사 중이다. 경찰은 상납을 강요한 간부직원을 불러 돈이 회사 쪽으로 흘러들어 갔는지 집중적으로 캐고 있다.
금복주는 지난해엔 결혼한 여직원을 강제퇴직시켜 물의를 빚었다. 국가인권위원회 조사 결과, 이 여직원은 결혼 소식을 팀장에게 알렸다가 퇴사 압력을 받았고, 이를 거절한 뒤 직무가 디자이너인데도 판촉부로 발령이 나자 결국 회사를 떠났다.
금복주는 1973년 정부가 과열경쟁을 막는다며 광역자치단체마다 업체 1곳에만 소주 생산과 판매를 허용하는 ‘자도주’ 정책에 힘입어 성장했다. 1996년 자도주 정책이 자유경쟁원칙에 어긋난다며 폐지됐지만 20여년간 이어져 온 독점권을 바탕으로 한때 대구·경북지역에서 소주 시장 점유율 90%에 이를 만큼 확고한 자리를 굳혔다. 하지만 시대에 뒤떨어진 경영방법 등으로 손가락질받으면서 금복주가 생산한 ‘참소주’는 최근 점유율이 50% 이하로 추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동언 금복주 전무이사는 “상납 강요 사건 관련 팀장급 간부와 그 윗선 간부직원 1명 등 2명을 사직 처리했다. 회사 안에 다른 연루자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또 회사와 거래하는 연관업체에 모두 공문을 보내 상납이 있었는지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구대선 기자 sunny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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