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출소로 운전하고 가다가 7t트럭과 충돌
지난 2일 경기도 양주시의 한 주택에서 발생한 할아버지와 손자 살인사건의 용의자로 지목된 남성이 경찰을 만나러 승용차를 운전하고 가다가 교통사고로 숨졌다.
양주경찰서는 4일 오전 11시30분께 양주시 장흥면의 한 도로에서 승용차와 7t 화물트럭이 충돌해 승용차 운전자 서아무개씨가 양 무릎이 골절되는 중상을 입고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으나 9시간 만인 오후 8시20분께 숨졌다고 5일 밝혔다.
서씨는 3일 전인 지난 2일 오후 1시30분께 양주시 고읍동에서 발생한 할아버지·손자 사망 사건과 관련해 경찰의 용의 선상에 올라있었다. 당시 주택 1층 방에서 한아무개(84)씨와 손자(31)가 숨진 채 발견됐다. 방 안에는 누군가 불을 지른 듯 곳곳에서 그을린 흔적이 발견돼 화재로 인한 사망사고처럼 보였다.
그러나 육안 검시 결과 한씨의 얼굴에 폭행 흔적이 있었고 손자의 목에서도 압박 흔적 등이 발견돼 경찰은 살인사건으로 전환해 수사를 벌여왔다.
경찰은 현장 감식 결과, 현관 계단 쪽 난간에서 지문이 발견된 서씨를 용의 선상에 올려놓고 폐회로텔레비전(CCTV)와 통화 목록 등 증거를 수집하는 한편 숨진 손자와 관계를 파악하는 데 수사력을 집중해왔다. 서씨는 이날 경찰 수사팀으로부터 만나자는 연락을 받고 장흥파출소 앞으로 자신의 승용차를 운전하고 가다가 교통사고를 당했다.
양주경찰서 관계자는 “서씨는 사고 직후 병원으로 옮겨졌고 의식이 있어 생명에 지장이 없는 것으로 보였으나 치료 중 숨졌다. 다른 용의자들을 상대로 수사를 계속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박경만 기자 mani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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