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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시민? 면민도 있다…담양 금성면민, 막걸리 ‘탄핵 축배’

등록 2017-03-11 21:52수정 2017-03-12 00:58

담양군내 12개 읍면별로 돌아가며 면 단위 촛불 펼쳐
박근혜 감빵·탄핵 축하떡·승리 막걸리 나누며 흥겨운 축제
집회 경험 없어 ‘임을 위한 행진곡’은 자막을 보며 열창

전남 담양의 금성면민들이 11일 탄핵 축하 촛불집회 도중 세월호 미수습자의 귀환을 염원하는 풍선을 날리고 있다.
전남 담양의 금성면민들이 11일 탄핵 축하 촛불집회 도중 세월호 미수습자의 귀환을 염원하는 풍선을 날리고 있다.
“박근혜 탄핵이 다가 아니고, 인자 시작이랑게~.”

11일 오후 6시30분 전남 담양군 금성면사무소 앞 마당. 비닐하우스 딸기 농사에 한창 바쁜 주민들이 일과를 마치고 삼삼오오 마을광장으로 모여들었다. 숫자는 금세 200여명으로 불어났다. 이들은 사회단체에서 준비한 ‘박근혜감빵(건빵)’, ‘탄핵축하떡’ 등을 받아들고 환한 표정으로 수인사를 나눴다.

주민들은 담양군내 12개 면별로 돌아가는 촛불집회가 탄핵 승리 직후 금성면에서 열리게 된 것을 반기며 막걸리로 축배를 들었다.

면사무소 앞마당은 집회가 열리기 30분 전부터 마치 축제장처럼 술렁였다. “아~아~ 주민 여러분, 잠시 후 면사무소 마당에서 탄핵승리 촛불집회가 열립니다.” 마을 방송이 연달아 울려 퍼졌다. 면사무소 건물에는 ‘여러분이 촛불 혁명의 주인공입니다’라는 펼침막이 내걸렸다. 분홍으로 복장을 통일한 금성풍물단은 북과 장고로 한바탕 흥겨운 판을 깔았다.

촛불집회는 어둠이 내릴 무렵 ‘임을 위한 행진곡’으로 막을 열었다. 집회를 해본 경험이 없는 주민들은 모니터에 뜨는 가사를 보며 노래를 따라 불렀다. 사회자 김승애씨는 구호를 외칠 때도 주민들이 쉽게 따라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주민들은 사회자의 안내에 따라 ‘박근혜를 구속하라’, ‘농정을 개혁하라’ 등 구호들의 마지막 뒷부분만 세 번 따라 하는 식으로 동참했다.

담양 금성면민들이 11일 지역에서 처음으로 열린 촛불집회에서 농민투쟁 동영상을 보고 있다.
담양 금성면민들이 11일 지역에서 처음으로 열린 촛불집회에서 농민투쟁 동영상을 보고 있다.
첫 발언자로 나선 송재춘 주민자치위원장은 “박근혜 탄핵으로 꿈과 희망, 법과 원칙이 있는 나라를 세우게 됐다”고 말했다. 송명수 금성경영인회 회장은 “금성면이 일어서 촛불을 들었으니 대한민국이 반듯하게 세워질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발언했다.

주민들은 중간 공연에선 촛불을 높이 들고 좌우로 흔들며 지역 최초의 시국집회를 다함께 즐겼다. 우체국·농협 등이 밀집한 광장 주변에는 ‘사드 가고 평화 오라’ 등 입간판이 세워지고, 각자 하고 싶은 말을 쓰는 게시판이 설치됐다.

농민 조기봉씨는 “자유무역협정(FTA)으로 재벌의 수출길을 터 주었으니 희생한 농민들이 대가를 돌려받아야 한다. 재벌들은 제 배만 불리지 말고 번 돈을 농민들에게 나눌 줄 알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성택 노인회장은 “농촌이 살아야 나라가 산다. 탄핵을 계기로 금성면도 촛불에 동참하는 새로운 역사를 쓰게 됐다. 단합해서 새로운 대한민국을 세우자”고 다짐했다.

축제처럼 열린 금성면민 촛불집회에는 풍물패와 청소년, 농민과 가족이 두루 참여했다.
축제처럼 열린 금성면민 촛불집회에는 풍물패와 청소년, 농민과 가족이 두루 참여했다.
주민들은 발언 순서가 끝나자 세월호 참사 이후 3년째 돌아오지 못하고 있는 미수습자의 조속한 귀환을 촉구하며 노랑 풍선 200여개를 날려 보냈다. 집회에는 최형식 군수, 이면형 면장, 박철홍·전정철 전남도의원 등이 참석해 주민들의 바람을 살폈다. 박철홍 도의원은 ‘면 단위 힘이 지방자치와 민주주의 원천’이라며 “광화문의 촛불이 전국 방방곡곡으로 번지며 민주주의를 한 단계 진전시켰다”고 말했다.

집회가 끝나자 주민들은 승리를 자축하는 막걸리를 나누며 새로운 대한민국에 대한 기대감으로 늦게까지 축제의 뒤풀이를 이어갔다. 담양군민들은 오는 18일 오후 6시30분 담양읍 중앙공원에서 12개 읍면 순회 집회를 정리하는 마지막 촛불집회를 열기로 했다.

전남에서는 11일 순천 목포 여수 광양 나주 영광 등 10곳에서 탄핵을 축하하는 촛불집회가 펼쳐졌다. 박근혜 정권 퇴진 전남운동본부 김인경씨는 “전남 농어촌 지역 중 고흥·함평·담양은 전체 주민의 공감을 얻기 위해 읍면을 순회하며 촛불집회를 열었다. 우리 마을에서 먼저 해야 한다고 유치 경쟁이 벌어질 정도로 촛불의 열기가 뜨거웠다”고 전했다.담양/글·사진 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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