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척시 유해 야생동물 피해 방지단이 포획한 멧돼지. 방지단은 지난 1~2월 멧돼지 238마리를 포획했다. 삼척시청 제공
멧돼지가 농작물뿐 아니라 주민까지 마구 공격해 숨지는 사고가 잇따르자 강원 삼척시가 ‘전면전’을 선포하고 반격에 나섰다.
삼척시는 지난 1~2월 유해 야생동물 피해 방지단(58명)이 대대적인 멧돼지 소탕작전을 벌여 모두 238마리를 포획했다고 14일 밝혔다. 2015년 137마리, 2016년 127마리 등에 견줘 배 가까이 포획이 늘었다. 그동안 멧돼지와 고라니 등 유해 야생동물 관련 피해가 발생하면, 허가받은 엽사가 멧돼지 등을 포획했다.
하지만 최근 2년 동안 주민 3명이 멧돼지 습격으로 목숨을 잃거나 다치는 등 인명피해까지 발생하면서 선제적 대처로 방향을 틀었다. 넉달 전 가곡면에서 약초를 캐던 김아무개(58)씨가 멧돼지한테 허벅지를 물려 과다출혈로 숨졌다. 2015년 12월에는 심아무개(36)씨와 오아무개(48)씨 등 주민 2명이 멧돼지떼 공격을 받아 심씨가 숨지고 오씨는 상처를 입었다.
국립생물자원관이 낸 ‘2015년 야생동물 실태조사’를 보면, 삼척시의 멧돼지 서식밀도는 100㏊당 5.8마리로 강원도 평균(5.4마리)과 전국 평균(5.0마리)에 견줘 높았다.
특히 사망사고가 발생한 가곡면 지역은 천연기념물 217호 산양의 서식지로 그동안 수렵활동을 제한해왔다. 총이나 덫을 이용한 수렵활동이 제한된 데다 호랑이와 표범 등 상위 포식자가 사라지면서 이 일대 멧돼지가 폭발적으로 증가한 것으로 삼척시는 보고 있다. 삼척시는 환경부와 협의를 벌여 가곡면뿐 아니라 관내 모든 곳의 수렵제한을 해제하고 멧돼지 개체 수 조절에 나섰다.
홍지관 삼척시 환경보호과 주무관은 “이번 포획으로 어느 정도 멧돼지 개체수가 조절되는 등 성과가 있었다. 하지만 여전히 산 속에 상당수가 멧돼지가 남아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멧돼지 출몰 지역 출입을 삼가고, 만일 멧돼지와 만나게 되면 위협을 가하기보다 즉시 자리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박수혁 기자
psh@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