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피해 업체와 대구시, 한국수출입은행, 한국무역협회, 관광협회, 중소기업청 등 관계기관들이 지난 17일 대구상공회의소에 모여 사드 피해 대책을 세우기 위해 의논을 하고 있다. 대구상공회의소 제공
“석달 동안 중국 정부가 수출품 통관을 거부하고 있어요. 재고가 날이 갈수록 쌓여가면서 속이 시커멓게 타들어 갑니다.”
대구에서 중국에 김을 수출해온 소규모 수출업체 ㄱ사는 “수출을 위해 중국어로 포장해 놓았기 때문에 국내시장에 내다 팔지도 못한다. 회사 운영이 힘이 들어 주변 지인들에게 김을 약간씩 처분하면서 근근이 버티고 있다”고 털어놨다. 회사 관계자는 “최근 들어 중국뿐 아니라 말레이시아 화교들조차 수출 주문을 거부하기 시작했다. 범화교권 국가로 사드 여파가 퍼지지 않을까 걱정스럽다”고 했다.
대구상공회의소 주최로 지난 17일 열린 사드 관련 지역경제 상황 점검회의에서 ㄱ사뿐만 아니라 중국에 화장품 시장 개척에 나섰던 ㄴ사도 “중국에 상표출원을 준비하고 있는데, 중국업체가 갑자기 상표를 도용해 먼저 신청했다”고 밝혔다. ㄴ사가 중국 당국에 이의를 제기했지만 증거가 불충분하다며 결국 중국업체의 손을 들어줬다. ㄴ사 관계자는 “현재 국제기구에 무역심판도 고려 중이지만 사드 분위기 때문에 해결이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중국 관광객들을 맞는 대구 여행사들은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 도산 위기에 놓였다. 중국 전담여행사로 지정받은 ㅅ사는 “최근 중국 단체여행객이 전혀 들어오지 않는다. 중국 여행사와 공동으로 추진 중인 신규 여행상품도 판매되지 않는다. 이대로 가면 자금압박을 견디기 힘들 것 같다”고 말했다. 대구를 찾는 관광객의 60%가 중국인들로 알려져 지역 여행사들의 피해가 심각한 지경이다.
이재경 대구상의 상근부회장은 “피해기업들에 신속하게 자금을 지원해야 한다. 자금난을 겪는 기업이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대구시와 신용보증기금 등에 자금지원을 건의하겠다”고 말했다. 대구상의는 ‘기업애로 상담센터’(053-242-4000)를 열어놓고 사드로 피해를 본 기업들의 신고를 받고 있다. 대구시는 중국에 집중돼있는 수출시장을 인도와 동남아 등지로 넓히기 위해 해외 마케팅 예산을 애초 70억원에서 100억원으로 늘렸다.
경북도도 사드 피해 지역업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자 자금난을 겪는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에게 긴급경영안정자금 200억원을 지원한다. 20일부터 자금신청을 받은 뒤 중소기업은 업체당 최고 5억원까지 대출이 가능하며, 이자 2%를 1년 동안 경북도가 대신 내준다. 경북신용보증재단도 100억원을 마련해놓고, 중소기업은 1억원, 소상공인은 5000만원까지 보증 지원한다. 구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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