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도 ‘어촌계 진입 장벽 낮추기’ 사업 성과
군헌어촌계도 1년 사이 240명→421명
70대 이상 어촌계원 줄고, 30∼50대 많아져
군헌어촌계도 1년 사이 240명→421명
70대 이상 어촌계원 줄고, 30∼50대 많아져
충남 보령 군헌어촌계는 요새 신바람이 났다. 1년 사이 240명이던 어촌계원이 421명으로 배 가까이 늘었다. 70%이던 70대 계원 비율도 지금은 11%로 낮아졌다. 선배 어민의 자리를 30~40대(15%), 50대(34%), 60대(40%) 후배가 채웠다. 어촌계가 젊어지면서 공동 바지락 양식장도 덩달아 활기가 돈다.
충남도가 지난해 시작한 ‘어촌계 진입 장벽 낮추기 사업’이 변화의 계기였다. 그동안 어촌계에 가입하려면 거주 기간과 비싼 가입비 등 조건이 까다로웠다. 충남도는 지난해 4월 전국 처음으로 어촌계 가입 조건을 완화해 성과를 낸 어촌계에 최고 1억원 지원을 약속했다.
군헌어촌계는 개혁을 단행했다. ‘거주 기간은 2년에서 3개월로, 가입비는 지역민 30만원·귀어인 전액 면제’로 정관·운영 규정을 뜯어고쳤다. 이제 막 귀어한 새내기 어촌계원에게 베테랑 어민을 멘토로 붙여주기도 했다. 효과가 났다. 개혁 뒤 지금까지 20가구가 이 마을로 옮겨와 터를 잡았다.
군헌마을은 22일 ‘어촌계 진입장벽 완화 시범 사업’ 최우수 어촌계로 뽑혀 상금 1억원을 받았다. 서천 마량어촌계(우수상, 8천만원), 태안 장곡4리·서천 송석, 서산 중왕어촌계(장려상, 6천만원)도 우수 사례로 뽑혔다. 이들 5곳에선 최근 3년 동안 계원이 209명 늘었다.
최종인 군헌어촌계 간사는 “그동안 노령화가 심해 공동작업장에서 바지락을 캘 일손이 턱없이 부족했다. 지난해 충남도 시범 사업을 계기로 젊은 계원을 모집하기 위해 방송홍보도 하고, 현수막도 걸고 많은 노력을 했다. 이번에 도에서 받은 지원금으로 바다 나갈 때 쓸 트랙터를 사기로 했다. 바지락 운반도 더 많이 편하게 하고, 체험객도 태울 생각에 부풀어 있다”고 말했다.
충남도는 어촌계 진입 장벽을 낮추려고 올해 3억6천만원의 예산을 편성하는 등 귀어인 유치에 힘을 쏟고 있다. 지난해 7월 통계청이 발표한 ‘2015년 귀어·귀촌인 통계’를 보면, 전국 귀어인 1073명 가운데 389명이 충남 어촌을 선택했다.
오인선 충남도 수산산업과장은 “어촌계 진입장벽 완화 시범 사업이 귀어·귀촌 인구를 늘리고 귀어인의 정착을 돕고 있다. 지금은 충남에서만 하지만 잘 보완해 중앙부처에 사업 확대와 국비 지원 등을 건의할 계획이다. 어촌 복지를 위한 사업도 발굴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최예린 기자 floy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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