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전국 전국일반

상처투성이 세월호…커지는 주검 등 유실 우려

등록 2017-03-26 23:32수정 2017-03-26 23:44

세월호 단체 ‘온전한 인양’ 촉구
구멍 이미 160여개 뚫려있고
출입문 1개 제거하고 막지도 않아
“미수습자 온전한 수습이 먼저
‘역사교훈’ 선체 보존 계획도 밝혀야”
해수부 “삼중으로 유실방지 최선”
26일 전남 진도 인근 바다에서 반잠수식 선박위에 올려진 세월호의 배수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진도/사진공동취재단
26일 전남 진도 인근 바다에서 반잠수식 선박위에 올려진 세월호의 배수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진도/사진공동취재단
세월호 선체가 상처투성이로 올라오면서 배 안의 유해·유품이 유실했을지 모른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세월호 유가족들은 여태껏 미수습자 9명을 찾고, 사고원인을 밝히기 위해 ‘온전한 인양’이 이뤄져야 한다고 줄기차게 강조해왔다.

4·16 세월호 참사 가족협의회, 4·16연대, 4·16 참사 국민조사위원회는 26일 세월호의 추가 훼손을 중단하고 유실을 방지할 조처를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이 유실 방지에 신경을 곤두세우는 이유는 참사 직후인 2014년 4월16일부터 10월29일까지 6개월 동안 수습한 사망자 주검 295구 중 43구가 선체 바깥에서 발견됐기 때문이다. 이 중 1구는 사고지점에서 43㎞ 떨어진 지점까지 조류를 타고 떠내려갔다 그물에 걸려 올라왔다. 더욱이 침몰 이후 3년 동안 수색과 인양을 위해 선체를 계속해서 훼손했고, 3년 동안 조류와 수압에 노출돼 유실의 가능성이 작지 않다.

이들 단체는 이날 낸 성명에서 “세월호에는 지름 0.2m에서 수m에 이르는 구멍 160여개가 뚫려 있고, 막판에 절단된 길이 11m, 너비 7.5m의 선미 좌현 출입문도 사라진 상태다. 그런데도 해양수산부는 선체 배수가 충분치 않으면 추가로 구멍을 뚫겠다고 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는 미수습자의 온전한 수습, 사고원인과 진상규명을 위한 조사, 역사적 교훈으로 남기는 사후 활용이라는 인양의 목적을 전혀 염두하지 않는 태도”라며 “온전한 인양을 위해 해저 침몰 장소의 수색과 유실 방지 계획을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국민과 가족의 마음은 하나인데 세월호 인양·수습 과정에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다. 해수부가 유실물 보존과 해저면 수색 방안도 없이 인양을 추진하는 것은 아닌지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압박했다. 세월호 선체 인양·수습·보존 계획을 유가족들과 선체조사위에 공개하라고도 요구했다. 특히 선미 좌현 출입문이 잘려나간 구멍을 막지 않고, 해저로 가라앉은 이 출입문의 행방조차 알지 못한다고 개탄했다. 이어 선체를 인양해 이동한 만큼 가로 200m, 세로 160m, 높이 3m 크기로 울타리를 설치한 침몰 지점의 수색을 앞당기라고 촉구했다.

해수부는 선체 내외부에 3중의 울타리를 설치하는 등 유실 방지에 최선을 다했다는 입장이다. 해수부는 “인양 결정 후 일관되게 미수습자 수습을 최우선으로 진행하고 있다. 유실을 방지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시도했다”고 밝혔다. 해수부는 인양 계약이 성사되자 미수습자 가족과 협의해 3중의 유실 방지 대책을 마련했다. 이 대책을 보면, 해수가 배출되는 과정에서 유실이 일어나지 않도록 반잠수선 선박 양쪽 난간에 유실방지망을 설치했다. 2015년 12월 선수와 선미, 선체 우현 등 잠수부의 접근이 가능한 출입구 162곳에 설치해 둔 유실방지망(그물간격 가로×세로 각 2.5cm)이 인양 때 그대로 올라왔다는 사실도 거론했다.

해수부 관계자는 “바닷속 시야가 1m 이내이고 볼트가 풀려나갈 정도로 조류가 센 상황에서 설계도면에 근거해 유실방지망을 설치할 수밖에 없었다. 여러모로 열악한 상황에서 혹시 모를 가능성에 이중, 삼중으로 대비하기 위해 유실방지망을 볼트로 고정하고 수중 용접까지 했으며 외곽에 울타리를 설치했다”고 말했다. 이어 “유실 방지 차원에서 할 수 있는 것은 다 했다고 본다. 미수습자 가족분들과 눈금 크기, 담장 높이까지 협의하면서 진행했다”고 덧붙였다.

선미 출입문을 절단할 당시 유실방지망을 설치하지 않았다는 비판에 대해선 ‘인양이 최우선인 상황에서 내린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는 게 해수부의 해명이다. 해수부 관계자는 “시간이 촉박했다. 24일로 끝나는 소조기 안에 인양 작업을 완료하다보니 유실방지망을 설치하지 못했다. 유실방지망을 치느라 인양을 늦출 수는 없었다”며 “선체부양 중 유압잭에 걸리는 하중의 증가가 일정했고, 이동 중 수평 상태가 유지된 점을 고려할 때 화물의 유실 가능성도 거의 없다”고 밝혔다. 해당 출입문이 객실 쪽이 아닌 화물칸(D데크) 쪽에 있기 때문에 미수습자 유실과도 무관하다는 것이다.

이런 해수부의 해명에도 목포신항 거치 이후 이뤄질 미수습자 수색과 침몰원인 조사 과정에서 선체의 과도한 훼손과 이에 따른 유실의 가능성은 지속해서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정성욱(47) 세월호 가족대책협의회 인양분과위원장은 “이제 고비를 넘겼으니 기간을 정해 무리하게 서두르지 않아야 한다. 배수를 빨리 하기 위해 구멍을 내는 것은 절대 안된다. 미수습자 수색을 위해 선체를 절단하고 훼손하는 과정에서 화물이 쏟아져 객실이 무너지면 (수습이) 더 어려워진다”고 말했다. 진도/안관옥 고한솔 기자 okahn@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전국 많이 보는 기사

대전 초등생 살해 교사 “어떤 아이든 상관없이 같이 죽으려 했다” 1.

대전 초등생 살해 교사 “어떤 아이든 상관없이 같이 죽으려 했다”

HDC신라면세점 대표가 롤렉스 밀반입하다 걸려…법정구속 2.

HDC신라면세점 대표가 롤렉스 밀반입하다 걸려…법정구속

“하늘여행 떠난 하늘아 행복하렴”…교문 앞에 쌓인 작별 편지들 3.

“하늘여행 떠난 하늘아 행복하렴”…교문 앞에 쌓인 작별 편지들

대전 초교서 8살 학생 흉기에 숨져…40대 교사 “내가 그랬다” 4.

대전 초교서 8살 학생 흉기에 숨져…40대 교사 “내가 그랬다”

살해 교사 “마지막 하교하는 아이 유인…누구든 같이 죽을 생각” 5.

살해 교사 “마지막 하교하는 아이 유인…누구든 같이 죽을 생각”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