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종자 찾아놓고 끌고다니며 돈 가로챈 흥신소

지적장애 가진 실종자 361만원 인출하게 해
대부업체 끌고가 800만원 대출받게 하기도

충남 아산경찰서는 실종자를 찾고도 가족에게 인계하지 않고 끌고 다니며 돈을 가로챈 ㄱ(36)씨 등 흥신소 직원 3명을 약취 유인 등 혐의로 구속했다고 27일 밝혔다.

이들은 지적장애를 가진 ㄴ(27)씨를 데리고 다니면서 은행에서 통장의 돈을 인출하게 하는 방식으로 361만원을 빼앗은 혐의를 받고 있다.

ㄴ씨는 지난 8일 어머니와 함께 일하던 회사에서 나간 뒤 행방이 불분명했고, 지난 12일 ㄴ씨 가족은 ㄱ씨 흥신소에 ㄴ씨를 찾아달라고 의뢰했다. ㄱ씨 등은 지난 17일 전남 목포종합버스터미널 근처에서 ㄴ씨를 발견했지만 가족에게 그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 ‘엄마에게 혼날까 봐 집에 가기 싫다’는 ㄴ씨에게 집으로 보내지 않는 조건으로 돈을 요구했다. 광주와 서울 등의 은행에 가 ㄴ씨 명의의 통장에 남아있던 361만원 인출하게 했다. ㄴ씨 가족은 지난 17일 “ㄴ씨가 적금을 해지하려는데 이상한 남자가 함께 있다”는 연락을 받은 뒤에야 경찰에 신고했다.

ㄱ씨 등은 ㄴ씨를 대부업체에 데려가 800만원을 대출받게 하기도 했다. 이들은 경찰 수사에 대비해 “집에 가기 싫다”는 ㄴ씨 음성을 녹음하고, 차량 블랙박스 영상을 삭제했다.

경찰은 실종자가 돈을 인출한 지역의 시시티브이(CCTV) 등을 분석해 이들의 행적을 확인한 뒤 경기 부천의 한 대부업체 앞에서 ㄴ씨와 함께 있는 ㄱ씨 일당을 체포했다.

문병구 아산서 여성청소년수사팀장은 “대부업체에서 800만원을 빌려 나온 직후 이들을 체포해 피해액을 줄일 수 있었다. 실종 사건이 발생하면 흥신소가 아닌 경찰에 신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최예린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