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남양주시 조안면 능내리 마을 뒷산이 국고보조 조림사업을 명분으로 마구 벌목돼 주민들이 반발하고 있다. 독자 제공
경기도 남양주시의 한 마을 뒷산에서 ‘수종갱신’을 명분으로 멀쩡한 20∼30년생 참나무 수백그루가 잘려나가자 마을 주민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27일 남양주시와 주민의 말을 들어보면, 산림엔지니어링 업체인 ㈜동우임업은 지난 15일 남양주시 조안면 능내리 마을 뒷산 수천㎡의 나무 수백그루를 벌목하다 주민들 반발에 중단했다. 잘려나간 나무는 20~30년간 마을 뒷산을 지켜온 상수리나무, 떡갈나무 등 참나무 종류로, 땔감용으로 매각될 예정이다.
업체 쪽은 참나무를 베어낸 자리에 다음달 10일까지 1년생 백합나무 6000그루를 심을 계획이다. 해당 임야 주인은 남양주시로부터 ‘국고보조사업’으로 허가를 받아 산림청과 시·도 예산으로 임야 2㏊에 대한 벌목과 조림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능내리 주민들은 마을 뒷산이 50∼60도 정도로 경사가 가팔라 나무를 베어낼 경우 마을 미관을 해치고 주민 안전 훼손이 우려되는데도 남양주시가 주민 의견도 묻지 않고 벌목 허가를 내줬다며 분개했다. 산 아래 마을 20여가구 주민들은 “벌목을 하면 폭우로 토사가 마을까지 흘러내려 산사태 우려도 있고 마을 자체가 황폐화된다”며 벌목 중단을 요구하는 서명을 추진중이다. 주민 유부철(68)씨는 “조림을 하려면 장기적으로 산림자원이 될만한 나무를 심어야지 지금 있는 좋은 나무를 베어내고 속성수를 심을 이유가 없다. 사람이 살고 있는 지금 환경이 중요한데, 시가 주민을 위한 행정이 아니라 업자를 위한 행정을 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시행업체인 동우임업 관계자는 “수종 갱신을 위해 20~30년 된 노령의 나무를 벌목하는 것”이라며 “마을 미관을 해칠 수는 있지만 산사태 우려지역은 아니다”고 말했다. 남양주시 관계자는 “기존 잡목들을 베어내므로 산림 훼손이 아니고 조림을 마치면 마을 경관도 더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박경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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