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남구 장생포 고래문화마을에 있는 밍크고래 모형.
불법 포획된 밍크고래 고기를 독점 공급받아 비밀창고를 차려놓고 유통·판매해온 업자들이 경찰에 적발됐다.
울산지방경찰청은 30일 울산 울주군의 선박부품 제조공장 1층 식당에 비밀 냉동창고를 설치해 놓고 불법 포획된 밍크 고래고기를 유통·판매한 혐의(수산자원관리법 위반)로 최아무개(58)씨와 최씨의 전 부인 허아무개(51)씨 등 3명을 붙잡아 고래고기 전문판매식당 주인 허씨의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같은 혐의로 구속된 경력이 있는 최씨는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은 지난 28일 멸종위기종인 밍크고래가 불법 보관돼 있다는 첩보를 받고 냉동창고를 압수수색해 보관 중이던 밍크고래 고기 4.18t(시가 6억2000만원어치)을 압수하고, 이들 3명을 현장에서 체포했다.
경찰 조사 결과 최씨는 2015년 4월부터 최근 단속 때까지 전 부인 허씨와 함께 운영하는 식당에 고래고기를 공급해 카드 승인내역으로만 약 23억원어치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확인됐다. 최씨 등은 경찰 단속을 피하기 위해 산속 공장 안에 냉동창고를 설치한 뒤, 포항 등지의 불법 고래 포획 전문조직으로부터 고래고기를 독점 공급받아 보관하며 필요할 때마다 인적이 드문 밤중에 냉동탑차가 아닌 일반 승합차를 이용해 비위생적으로 식당에 공급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최씨 등에게 고래고기를 넘긴 불법 포경선단에 대해서도 추적수사를 벌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밍크고래가 한 마리에 3000만∼6000만원의 고가에 거래돼 바다의 로또로 불리면서, 해마다 수십명씩 불법 포획·유통업자 등이 적발돼도 불법 포획과 유통 등이 근절되지 않고 있다. 유통경로를 역추적하고 고래 유전자 분석 등을 통해 지속해서 단속을 강화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신동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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