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수습본부, 5일 진흙 제거하다 운반선 갑판 위에서 발견
학생용 여행 가방에 명찰 붙어 있어 신원 확인
주인인 김아무개양은 참사 20일 만에 숨진 채 돌아와
학생용 여행 가방에 명찰 붙어 있어 신원 확인
주인인 김아무개양은 참사 20일 만에 숨진 채 돌아와
안산 단원고 학생의 여행 가방이 3년 만에 세월호에서 돌아왔다.
세월호 현장수습본부는 5일 브리핑에서 “세월호가 실려 있는 반잠수선 운반선 갑판 위에서 진흙을 제거하는 과정에서 학생용 여행 가방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현장수습본부는 “가방 안에서 명찰이 나와 주인이 확인됐다. 세척 등을 거쳐 처리한 다음 적절한 시기에 유가족에게 돌려줄 예정”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가방이 누구 것인지는 “유가족과 협의가 이뤄지지 않았다”며 공개하지 않았다.
가방 주인은 참사 당시 수학여행을 떠났던 단원고 2학년 10반 김아무개양으로 알려졌다. 김양은 사고 20일 만인 2014년 5월6일 숨진 채 수습됐다. 가방 속에서는 김 양의 반소매 교복을 비롯해 옷가지, 기초 화장품 등이 나왔다. 교복에는 아직도 성과 이름을 식별할 수 있는 이름표가 달려 있었다.
김양은 건강이 좋지 않은 어머니를 모시고 살았다. 친구들과 어울리기 좋아했던 따뜻한 성품의 아이였다. 수학여행을 떠날 때 할아버지와 할머니, 삼촌들이 용돈을 줬지만 대부분을 집에 아껴두었다. 이 돈으로 교복을 새로 사고 싶었기 때문이다. 김 양은 교복이 짧아져서 입기 불편해졌어도 어머니한테 말조차 꺼내지 않을 정도로 생각이 깊었다. 친지들은 예쁘고 착하게 커가는 김양을 보면서 ‘모델감’이라고 입을 모았다. 친지들은 가방이 나왔다는 소식을 전해 듣자 사실을 확인하기 위해 목포신항으로 달려갔다. 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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