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대학교 재학생과 졸업생들이 한국인과 필리핀 사람 혼혈인 코피노 문제를 다룬 책을 최근 펴냈다. 뒷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강성덕 박고은 권예리 정인용 서정희 윤지현 방하영씨의 모습. 전북대 제공
“우리의 작은 관심이 나비효과를 발휘하기를…”
한국인과 필리핀인의 혼혈인 ‘코피노’ 문제를 직접 필리핀 현장까지 다녀와 책을 낸 학생들이 있다. 주인공은 전북대 강성덕(26·졸업) 박고은(24·졸업유예) 권예리(25·4년) 정인용(26·4년) 서정희(24·4년) 윤지현(23·4년) 방하영(24·휴학)씨 등 7명이다. 이들은 이번 프로젝트를 위해 팀 ‘스포트라이트_꿈꾼’을 꾸렸다. 자료수집과 현장조사 등 1년여의 노력끝에 <지켜보고 지켜줄게>를 이(e)북과 비매품 서적으로 펴냈다. 팀이름은 반짝 관심을 갖다가 멀어진 코피노 문제를 지속해서 이슈화하기 위함이다. 필리핀에서 어렵게 살아가는 코피노 어린이의 숫자가 최대 3만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이 코피노 문제에 관심을 가진 것은 지난해 3월이다. 취업동아리 활동을 통해 처음 서로를 안 학생들은 당시 클라로 아레야노 필리핀 검찰총장이 한국을 방문했을 때 코피노 문제 해결을 공개 요청한 소식을 접하고 부끄러움과 함께 관심을 갖게 됐다.
학생들은 이 문제를 공부하면 할수록 기록으로 남겨야겠다고 의기투합했다. 언론에서 한때 이슈화를 했지만 금세 잊혀가는 현실이 안타까웠다. 학생들은 전북대가 학생저술을 지원하는 ‘베스트셀러 프로그램’에 참여해 자료를 수집했다. 하지만 기존 정보를 짜깁기하는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는 한계가 있었다. 더욱이 관련 서적과 논문이 부족했다. 신문기사도 극과 극인 경우가 많아 현지를 직접 방문해 사례조사와 연구를 진행하기로 결심했다.
그러나 비용과 시간이 이들을 가로막았다. 하지만 학교 쪽이 모험생들의 아이디어를 지원하는 공모전에 참여해 지난해 6월 선정되면서 다시 추진하게 됐다. 지난해 7월 필리핀으로 날아가 일주일 동안 코피노 지원기관 5곳을 방문했다. 국내에서는 코피노 가정을 돕는 쉼터 2곳을 찾았다.
책에는 현장에서 체득한 정보를 담았다. 처음 접한 코피노 문제의 어려움, 현지에서 만난 아이들에 대한 안쓰러움, 학생 시각으로 보았던 분노, 젊은이들의 발랄함과 대안까지 수록했다. 학교 쪽도 책의 우수성을 인정해 도서관에 비치하기로 했다.
막내 윤지현양은 “재학생들이 만든 결과물이어서 전문서적은 아니지만 문제의식을 갖고 추적해 느낀 점을 기록했다. 코피노 문제를 반짝 관심으로 끝내지 않고 지속적인 관심을 갖도록 하는 데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임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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