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 우보환 중령·설아양 12일 함께 계룡대에서 출판기념회
‘밤이었는데/밤벌레 처연히 울어온 밤이었는데/창가에 달이 걸리고/가을잎새에 끼어 있는 우수는/떨고 있는 것입니다’ <창가에 걸린 가을 잎새> 육군 중령이 딸과 나란히 시집을 냈다. 우보환(48·육군 제9군단 사령부 정훈공보참모) 중령과 설아(15·계룡시 용남중 2년)양은 12일 충남 계룡대 쇼핑타운 영화관에서 <창가에 걸린 가을 잎새>(천우출판사·우보환 지음), <날개 달린 미운 오리>(천우출판사·우설아 지음) 시집 출판기념회를 연다. 우 중령은 첫 시집 <둘이 하나로>(1989) 발표 이후 이번이 4번째 시집이고, 설아양은 데뷔 시집이다. 우 중령은 한국문인협회 및 국제펜클럽 회원으로 활동하는 중견시인으로, 자신의 삶과 병영 생활을 소재로 창작 작업을 해왔다. 설아양의 시집은 삶의 체험을 나이에 비해 성숙하고 섬세한 표현력으로 글을 썼다는 평을 듣는다. <날개 달린 미운 오리>는 직업 군인 아버지를 따라 이사다니느라 초등학교 때부터 6번 전학한 경험을 담았다.
부모의 교훈적인 말에 반항하면서도 따르는 모습을 따 시집 제목을 정했단다. 우 중령의 시에 대해 한상렬(문학평론가)씨는 “국토 방위에 충실한 현역 군인으로서 생각과 느낌을 적절하게 표현한 글들은 각박한 현실을 헤집고 정신적 안식의 공간을 구획했다”고 평가했다. ‘말 못하는 장애인이라/그냥 획하고 지나친다/하지만 언제나 웃고 있다/사람들을 위해 웃고 있다/해 맑은 웃음 속에/슬픈 눈물이 흐른다’ 우 중령은 딸의 시 <인형>을 소개하며 “딸과 함께 출판기념회를 하게 돼 무척 감격스럽다”며 “방송극작가가 꿈인 딸이 글쓰기를 게을리 하지 않고 있어 부녀 문인으로 활동하길 바라는 제 꿈도 이룰 수 있을 것 같다”고 활짝 웃었다. 대전/송인걸 기자 ig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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