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시가 학교에 설치한 빗물이용시설. 전주시 제공
무심코 하천으로 흘려 보내기 쉬운 빗물을 재활용하는 전북 전주시의 ‘빗물이용시설’ 이용률과 이에 따른 경제효과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주시 맑은물사업본부는 전주시내에 설치한 공공·개인 빗물이용시설 145곳의 유지관리 실태를 조사한 결과, 89.7%에 이르는 130곳이 정상으로 운용된다고 11일 밝혔다. 이는 지난달 제25회 세계물의날(3월22일) 주간을 맞아 조사를 진행해 얻은 결과다.
이번 조사에서는 빗물이용시설의 활용에 따른 환경적·경제적 가치도 높은 것으로 다시 확인됐다. 145곳 빗물이용시설의 사용량을 분석한 결과, 1년 동안(2016년 3월~2017년 2월) 연간 사용량이 약 7368t, 월평균(4∼10월) 사용량이 약 1052t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따라 월평균 사용량을 기준으로 추산한 환경적·경제적 연간비용 총절감액이 4784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수돗물 생산비용·하수처리비용 절감액 2836만원과 상하수도 사용료 절감액 1948만원을 합한 것이다. 빗물을 많이 사용하는 시설은 공동주택(50.9%)과 공공기관(39.8%)인 것으로 파악됐다. 또 용도별로는 혼합용의 경우 조경·청소용이 45.2%이었고, 단일용은 조경용이 14.8%, 텃밭용이 1.9%를 차지했다.
하지만 빗물을 많이 사용하는 곳에서 빗물 양을 측정하는 유량계가 설치돼 있지 않아 효율적인 관리가 이뤄지지 않았다. 전주시는 빗물이용시설 활성화를 위해 유량계 미설치 등 이번 조사에서 나타난 문제점을 해소하기 위한 대책을 마련할 방침이다.
김태수 시 맑은물사업본부장은 “그냥 흘려보내기 쉬운 빗물은 조경, 청소, 세탁, 화장실, 텃밭 등에 다양하게 사용할 수 있는 소중한 자원이다. 활성화를 통해 환경적·경제적 가치를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전주시는 이 사업을 2013년부터 본격 시작했고, 올해는 학교 등 13곳에 저장용량 2t 이상의 소형 빗물이용시설을 설치하기로 했다. 30여가구가 참여하는 빗물마을 조성도 추진할 예정이다. 박임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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