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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망향의 동산 ‘일제 강제징용 사죄비’가 ‘위령비’로 둔갑

등록 2017-04-13 18:03

경찰, 사죄비를 세운 일본인의 아들이 주도한 것으로 추정
충남 천안의 국립 망향의 동산에 세워진 강제징용 사죄비 표지석 상판을 일본인으로 추정되는 사람이 '위령비'로 바꿔 놓은 것으로 확인돼 13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사진은 사죄비 원래 모습(윗사진)과 위령비로 바꾼 뒤의 모습. 연합뉴스
충남 천안의 국립 망향의 동산에 세워진 강제징용 사죄비 표지석 상판을 일본인으로 추정되는 사람이 '위령비'로 바꿔 놓은 것으로 확인돼 13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사진은 사죄비 원래 모습(윗사진)과 위령비로 바꾼 뒤의 모습. 연합뉴스
일제 강점기 고국을 떠난 해외동포들의 영령이 잠든 충남 천안 국립 망향의 동산의 일제 강제징용 ‘사죄비’가 ‘위령비’로 무단 교체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천안 서북경찰서는 망향의 동산 무연고 유골 합장 묘역에 있는 일제 강제징용 사죄비가 ‘위령비’라고 쓰인 표지석으로 몰래 바뀐 사실을 확인해 수사를 벌이고 있다고 13일 밝혔다. 망향의 동산 쪽은 11일 오후 3시께 사죄비 위에 ‘위령비·일본국.후쿠오카현·요시다·유우토’라고 새겨진 비석이 덧대져 있는 것을 발견해 다음날 경찰에 신고했다. 사죄비는 일제 강점기 강제징용을 주도한 인물로 알려진 일본인 요시다 세이지가 1983년 강제징용된 한국인에게 사죄한다는 내용을 담아 세운 것이다.

경찰은 세이지의 아들이 다른 사람을 시켜 사죄비를 위령비로 바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최근 망향의 동산 앞으로 비석을 교체한 경위가 적힌 편지가 왔기 때문이다. 이 편지를 쓴 일본인 ㄱ씨는 자신을 세이지씨 아들의 위임을 받아 비석을 교체하고 온 사람이라고 소개했다. ㄱ씨는 “세이지씨 아들이 ‘아버지는 강제징용과 관련된 일을 하지 않았고, 사죄할 이유도 없다’며 나에게 한국으로 가 사죄비를 위령비로 바꿔달라고 요청했다. 위령비에는 아들의 뜻대로 세이지의 본명인 요시다 유우토라고 새겼다“고 편지에 적었다. 현재 세이지의 아들과 ㄱ씨 모두 일본에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관계자는 “망향의 동산은 국립이기 때문에 비석 무단 교체는 ‘공용물건 손상죄’에 해당한다. 편지에 적힌 연락처로 ㄱ씨와 접촉을 시도하고 있다. ㄱ씨에게 경찰 출석을 요구한 뒤 응하지 않으면 체포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고 말했다.

최예린 기자 floy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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