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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마귀·물고기떼 지진 전조”…부산 괴담, 알고 보니 도박사이트 홍보

등록 2017-04-18 10:04수정 2017-04-18 20:16

경찰 “까마귀·물고기떼 영상은 지진 발생 이전 울산과 경북 울진에서 촬영”
지난해 7월 울산 동쪽 바다에서 발생한 규모 5.0의 지진에 이어 같은 해 9월 경북 경주 남쪽에서 규모 5.8의 지진이 발생했다. 이후 부산과 울산 등지에서 가스 냄새가 발생하자, 가스 냄새가 '지진 전조현상'이라는 소문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급속하게 퍼졌다. 이 소문은 곧이어 에스엔에스에 등장한 대규모 까마귀떼와 물고기떼 영상 등과 맞물려 들불처럼 번졌고, 시민들은 불안에 떨었다. 이런 영상을 이용해 인터넷 도박사이트를 홍보한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부산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18일 다른 지역에 출몰한 까마귀떼나 물고기떼 영상을 부산에서 발견된 지진 전조현상인 것처럼 꾸며 에스엔에스에 싣고 인터넷 도박사이트를 홍보한 혐의(전기통신기본법 위반 등)로 한 인터넷 도박사이트 홍보팀장 이아무개(25)씨를 구속하고, 3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이씨 등은 지난해 7월26일 페이스북 등 에스엔에스를 통해 ‘실시간 부산 바다 상황, 쓰나미 징조?’ ‘부산 까마귀떼 출몰, 진짜 지진 전조인가?’라는 영상을 올리면서 동시에 불법 스포츠토토 사이트를 홍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이씨 등은 도박사이트 홍보를 위해 에스엔에스에 인터넷 실시간 검색어로 화제가 되는 주제와 관련해 엉터리 글이나 사진, 영상 등을 올린 것으로 드러났다. 이씨 등은 당시 필리핀에 있는 도박사이트 사무실에서 관련 영상을 에스엔에스에 띄웠다. 이씨 등이 올린 영상에는 까마귀떼가 전선 위에 줄지어 앉아 있다가 떼를 지어 날아가는 장면이나 물고기떼가 해변에 떠밀려와 파닥거리는 장면이 담겨 있다. 이 영상은 지난해 지진 발생 이전에 울산과 경북 울진에서 각각 촬영돼 유튜브 등에 등록된 것이라고 경찰은 설명했다.

이씨 등은 도박사이트 홍보 효과를 높이려고 팔로어(글을 공유하는 사람)가 많은 에스엔에스 계정을 200만~300만원에 사들이거나, 많은 사람과 친구 맺기를 한 다수의 에스엔에스 계정을 이용했다. 경찰은 해당 도박사이트가 이런 홍보수법으로 600억원대 규모로 성장했다고 전했다.

경찰은 지난해 7월 부산시의 인터넷 괴담 유포자 수사 의뢰를 받아 수사했고, 최근 국내로 입국한 이씨 등을 검거했다. 경찰은 이들 말고도 지난해 지진이 발생한 시기에 국민 불안감을 조장하면서 도박사이트를 홍보한 일당이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다.

지난해 7월 부산·울산 가스 냄새가 지진 전조현상이라는 말이 에스엔에스를 통해 떠돌자, 정부는 민관합동조사단을 꾸려 원인 조사에 나섰다. 조사단은 부산은 가스 등에 넣은 부취제 누출, 울산은 공단 악취가 원인이라고 결론 내리고 지진 전조현상 등 유언비어는 사실과 다르다고 발표했지만, 시민의 불안은 계속됐다. 괴담이 퍼진 것은 재난 관련 정보를 제때 정확하게 알려주지 못한 정부의 부실한 대처 때문이라는 시민단체의 비판도 잇따랐다.

김영동 기자 yd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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