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익산시 장점마을 주민들이 지난 17일 환경부에 역학조사를 원하는 청원서를 제출했다. 주민대책위 제공
주민 집단 암 발병의 원인으로 의심받는 전북 익산시 한 비료공장에 폐쇄명령이 내려졌다.
전북도는 익산시가 혼합유기질 비료를 생산하는 관내 ㄱ업체의 대기배출시설(포장·저장·건조)에 대한 폐쇄명령을 최근 내렸다고 19일 밝혔다. 오는 24일부터 폐쇄가 이뤄질 예정이다. 폐쇄명령 조치를 한 것은 전북도 보건환경연구원의 대기오염도 검사 결과 후속조처다. 연구원 검사에선 대기배출시설에서 니켈(Ni)이 0.047㎎/㎥이 검출됐다. 대기환경보전법에는 설치허가를 받으려면 특정유해물질인 니켈의 농도가 적용기준 0.01㎎/㎥을 넘지 않아야 한다.
앞서 익산시는 이 업체에 대해 3월30일부터 4월8일까지 10일간 조업정지명령을 내린 바 있다. 이 업체는 설치하지 않아야 할 공기조절장치를 임의로 설치해 공기가 악취와 많이 섞이도록 해 단속망을 피해왔다. 제대로 된 자연상태로 대기측정을 받아야 하지만 이를 위반한 것이다.
해당업체는 익산시의 조업정지명령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이달 초 명령처분취소 가처분이 인용됐고 1심 본안소송 중이다. 해당업체는 앞으로 대기배출시설 폐쇄명령에 대한 소송도 병행할 것으로 보인다.
해당업체와 600m 가량 떨어진 익산시 함라면 신등리 장점마을은 2000년대 초반부터 현재까지 주민 19명한테서 암이 발병해 10명이 사망했고 9명이 투병 중이다. 올해 마을 주민들이 암발병 문제를 제기하자, 전북도 보건환경연구원은 최근 이 마을 수질·대기·토양 검사를 벌였다. 대기 검사에서 니켈이 일부 검출되고, 수질·토양 검사에서는 별다른 이상이 없는 것으로 나왔다.
주민대책위는 지난 17일 환경부를 방문해 불안과 공포속에 나날을 보내는 주민들의 건강권을 확보해 달라며 역학조사를 요청했다. 주민들은 청원서에서 “근처 비료공장의 악취와 폐수방류로 주민들이 집단 암에 걸린 것으로 의심된다. 특히 대기오염도 검사결과 유해물질인 니켈이 검출돼 주민들이 두려움 속에 지내고 있다”고 밝혔다. 문석환 대책위 간사는 “중앙차원의 역학조사를 통해 주민피해와의 직접 연관성을 밝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북도 관계자는 “환경부의 결정을 지켜보면서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환경부는 청원서가 접수되면 서류를 검토한 뒤 환경보건위원회 심의를 거쳐 역학조사 여부를 결정한다. 보통 1~3개월 사이에 추진여부를 결정한다.
박임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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