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지뢰 제거작업을 실시한 강원도 철원군 근남면 일대에서 지난 1월 추가 발견된 대전차 지뢰. 한국지뢰제거연구소 제공
경기도와 파주시, 연천군이 육군과 합동으로 민간인출입통제선(민통선) 이남지역 7만5277㎡에 대한 미확인 지뢰제거사업에 나선다고 20일 밝혔다.
미확인 지뢰제거 사업은 6·25전쟁 당시 민통선 부근에 매설된 뒤 방치되거나, 홍수에 떠밀려 땅속에 묻혀 있던 지뢰들로 인한 주민 피해를 막고자 추진하는 사업이다. 국방부가 2015년 국회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미확인 지뢰는 경기·강원도 민통선 인근지역 216개소, 92.9㎢에 매설돼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전문가들은 약 30만발 이상 매설된 것으로 내다봤다.
육군 1·5·25·28사단은 이달부터 11월까지 파주시 군내면 백연리 1만4743㎡, 연천군 장남면 고랑포리 2만3534㎡, 백학면 두일리 5천㎡, 미산면 마전리 1만7천㎡, 신서면 대광리 1만5천㎡ 등 5개 지역 7만5277㎡에서 지뢰 제거작업을 벌일 방침이다.
지뢰지대에 접한 토지 사용 임대료, 지게차·운반차량 등 장비 임차비용, 미확인 지뢰 매설구간 정비, 표지판 제작 등에 사용되는 사업비 2억원은 지자체 비용으로 지원한다.
서동완 경기도 군관협력담당관은 “지뢰 제거사업을 통해 지역주민들의 안전사고 예방과 토지이용 등 재산권 보호, 관광객들의 불안감 해소를 통한 향후 관광 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경기도와 연천군, 육군은 지난해 연천군 백학면과 신서면 일대(4만5000㎡)의 미확인 지뢰 제거작업에 나서 총 308개의 불발탄을 수거한 바 있다.
한편, 지난해 11월 군 당국이 지뢰 제거작업을 마친 강원도 철원군 근남면 일명 ‘지뢰고개’의 흙을 인근 농지로 옮기던 중 대전차 지뢰로 추정되는 폭발물이 터져 덤프트럭 운전자 한아무개(40)씨가 숨진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폭발 사고가 난 곳은 제거작업 뒤 대전차 지뢰 2발과 대인지뢰 1발이 추가로 발견되는 등 지뢰제거가 허술하게 이뤄졌다는 지적이 제기됐었다. 철원군은 올해 다른 군부대에 탐사를 의뢰해 대전차 지뢰 3발과 대인지뢰 등 10여발의 폭발물을 추가로 찾아냈다.
김기호 한국지뢰제거연구소 소장은 “군사작전으로 매설한 지뢰가 아니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해 즉시 제거해야 하는데 방치되고 있다. 경험이나 탐지기술이 없는 병사들 대신 민간 전문인력에 지뢰제거를 맡기면 시간과 예산을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경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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