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5일 5·18기념재단에서 열린 <죽음을 넘어 시대의 어둠을 넘어> 영문판 저작권 기증식에서 원저자인 이재의(오른쪽) 박사와 영문판 역자 설갑수씨가 국·영문판 책을 바꿔 든 채 함께 했다.
민주·평화·인권이라는 5·18민주화운동의 가치를 세계적으로 널리 알릴 수 있는 국제학술대회가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다. 5·18기념재단은 5월26일 <광주 다이어리> 재출간 기념 학술대회를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기로 외교부와 합의했다고 21일 밝혔다.
<광주다이어리>는 5·18민주화운동 과정이 생생히 기록된 <죽음을 넘어 시대의 어둠을 넘어>(‘넘어넘어’)의 영문판이다. 이 책은 1999년 미국 UCLA대학 출판부가 재미 애널리스트 설갑수(49)씨의 ‘넘어넘어’ 번역 원고를 받아 아시아태평양 기록물 시리즈의 하나로 출판했지만, 2007년 절판됐다. <광주다이어리>는 5·18민주화운동 현장 상황을 세계에 알린 유일한 공식 영문 번역서로, 세계적 권위를 지닌 뉴욕의 서평 전문지 <리뷰 오브 북스>에서도 호평을 받았다. 5·18기념재단은 지난 해 11월 영문판 저작권을 갖게된 뒤 5·18민주화운동과 관련한 새로운 사실들을 추가하고 보완해 <광주일지> 증보판을 낸다.
5·18기념재단은 26일 미국 뉴욕 유엔한국대표부와 유엔본부 비정부기구를 방문해 <광주 다이어리> 재출간 기념 학술대회 행사 계획안을 확정할 방침이다. 이번 행사에는 <광주다이어리>에 서문을 쓴 시카고대 부르스 커밍스 교수와 5·18 민주화운동 관련 미국 정부 문서인 ‘체로키 파일’을 분석한 팀샤록 기자를 비롯해 영문판 공동 번역자인 닉 마마타스, 설갑수씨 등이 참석한다. 또 유엔주재 비정부기구 단체 대표, 동아시아 역사관련 연구자, 5·18을 직접 취재했던 언론인들과 현지 언론인, 재미동포 단체도 자리를 함께 한다. 김양래 5·18기념재단 상임이사는 “민주주의와 인권의 진보에 있어 전 세계인들의 신뢰를 받고 있는 유엔본부에서 책 재출간 행사를 개최해 아시아 지역에 머물러 있는 5·18정신을 세계와 공유하고 확산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정대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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