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미수습자 가족들이 21일 오후 세월호가 거치된 목포신항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선내 수색의 장기화를 우려, 수색 방식 변경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목표/연합뉴스
세월호 미수습자 가족들이 “사흘 동안 3m 나간 수색 방식은 이미 실패했다”며 대안을 요구했다.
미수습자 가족 10명은 21일 목포신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수색 작업이 전혀 진척이 없어 미칠 지경이다. 작업자가 다치지 않고, 진상 조사에 영향을 끼치지 않는 선에서 미수습자 수색을 위한 대책을 다시 수립해 달라”고 밝혔다.
선체 수색 나흘째인 이날 이들은 “수색 사흘 동안 작업은 한 발짝도 나가지 못했다. 이런 속도면 수습을 하는 데 몇 년이 걸릴지 모르는 막막한 상황이다. 현재 수색 방식은 이미 실패한 만큼 새로운 대안을 내놓아야 한다”고 바랐다.
이들은 “세월호 내부는 무너져 내린 구조물과 집기류로 입구부터 꽉 막혀있는 상태다. 선체를 절단한 구멍 입구에서 작업자 한두명이 양동이에 진흙을 담아내는 수준으로 작업하는 것을 보고 도저히 안 되겠다는 판단을 했다”고 강조했다.
새로운 대안을 두고는 “하루빨리 가족을 찾고 싶다는 간절한 마음이 있을 뿐이다. 전문가가 아니어서 어떤 방식이 좋은지 알 수 없고 책임을 지기도 어렵다. 해양수산부, 선체조사위원회, 코리아쌀베지가 서둘러 제2, 제3, 제4의 대안을 내놓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단원고 조은화양의 어머니 이금희씨는 “선체 내부의 온도는 바깥보다 10도 높다. 미생물이 자라고 진흙은 부패하고 있다. 날이 갈수록 냄새가 심해질 것인데 시간을 자꾸 끌고 있다. 6~7월이 오면 지금의 하루가 며칠이 될 수도 있다”고 호소했다.
이씨는 “세월호는 이미 배가 아니고 무너진 9층 건물이라고 봐야 한다. 작업자가 서 있을 수도 없는 좁은 공간에서는 수색도, 수습도 어렵다. 구멍을 넓히든지, 위쪽에서 뚫든지, 아래에서 꺼내든지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총동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목포신항에서 수색 과정을 지켜보고 있는 희생자 유가족들도 찬성하는 태도를 나타냈다. 이들은 “수색이 너무 더디다. 선체의 구조 안정성을 해치지 않는 범위에서 4층 선수 좌현과 5층 선미 격실 등지에 진출입구를 추가로 뚫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전날 해양수산부와 선체조사위에 이런 제안을 전달했다.안관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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