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재우 <춘천문화방송> 사장이 26일 점심께 파업에 돌입한 노조 조합원들을 향해 혀를 내밀어 조롱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전국언론노조 문화방송본부 춘천지부 제공
<춘천문화방송> 노사 갈등이 확산하고 있다. 노조는 지부장을 징계한 송재우 사장의 퇴진을 요구하며 파업에 돌입했다.
전국언론노조 문화방송본부 춘천지부는 26일과 28일 부서별 지명 파업을 한다고 26일 밝혔다. 26일에는 편성·영상·경영·사업부서, 28일에는 보도·기술부서 조합원들이 파업한다. 노조는 지난 18일부터 20일까지 3일 동안 파업 찬반투표를 벌여 89%의 찬성으로 파업을 의결했다.
노사 갈등은 지난 14일 회사 쪽이 최헌영 노조지부장에게 정직 3개월의 중징계를 내리면서 촉발됐다. 회사 쪽은 “최 지부장이 방송 제작물 제작 의무를 위반하고 근무 태만과 회사 행사 불참, 조합원 불참 유도 등을 해 징계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노조는 “최 지부장이 맡은 제작물은 촬영을 마쳐 이미 방송하고 있고, 조합원이 회사 행사에 불참한 것은 개인적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반박했다. 노조 쪽은 “사쪽이 최 지부장에게 정직 3개월의 중징계를 한 것은 노조 활동을 위축시키려는 의도가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특히 이날 송 사장은 회사를 나서며 관용차를 타기 직전 ‘송재우 퇴진’을 외치는 조합원들을 향해 여러차례 혀를 내미는 모습을 보여 노조의 반발을 샀다. 최헌영 지부장은 “노조원들을 향해 혓바닥 조롱을 하는 송 사장의 이런 모습이 우리가 파업에 나설 수밖에 없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노조는 오는 28일 오전 11시30분 <춘천문화방송> 정문 앞에서 ‘노조탄압 분쇄와 임단협 쟁취를 위한 파업투쟁 결의대회’를 열 계획이다. 또 회사 쪽이 최 지부장의 징계를 철회하지 않으면 전면 파업에 들어가고 징계무효 소송을 제기하는 등 회사를 상대로 한 투쟁을 벌일 참이다.
<춘천문화방송>은 자료를 내어 “최 지부장은 근거도 없이 사장을 매도하는 대자보를 수시로 붙였고 공식 행사에 노조원 집단 불참을 유도해 명백히 사규를 위반했다. 법적 대응을 남발하는가 하면 최소한의 업무도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한겨레>는 혓바닥을 내민 이유를 묻기 위해 송 사장에게 여러차례 통화를 시도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박수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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