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수색조가 27일 조타실에서 침로기록장치를 찾기 위해 반쯤 굳은 진흙을 치우고 있다. 선체조사위원회 제공
세월호 선체 수색 10일 만에 단원고 미수습 학생의 교복이 처음으로 발견됐다.
해양수산부는 27일 오후 3시쯤 세월호 4층 선수 남학생방 복도에서 진흙 속에 묻혀있던 단원고 2학년 6반 박영인군의 교복 상의를 발견했다. 수색 이후 미수습자의 유류품이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따라 수색조는 작업을 중단하고 부근에 유해가 있을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
박군의 유류품 가운데 가방은 지난 2014년 4월 사고 이튿날 발견됐으며 학생증은 단짝(희생자) 옷에서 발견됐다.
박군의 교복이 발견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목포신항에 대기 중이던 미수습자 가족들은 추가로 유해가 발견되기를 기대하는 모습이다.
친구들 사이에 박군은 성격이 발랄하고 쾌활한 학생으로 알려져 있다. 어린 시절부터 축구와 야구 등 구기 종목이라면 가리지 않고 좋아하는 만능스포츠맨이었다. 영인군의 부모 박정순·김선화씨는 “아들이 원하던 축구화를 미처 사주지 못해 걸린다”며 진도 팽목항에 새 축구화를 놓아두고 아들을 기다려왔다.
해양수산부는 이날 선체 내부에서 휴대전화 3점을 비롯해 유류품 28점을 추가로 수습했다. 이로써 여태껏 수습한 휴대전화는 모두 13대가 됐다. 유류품도 289점으로 늘었다.
해양수산부는 이날 4층 중앙계단 부근과 우현 격실, 3층 객실 선수 단체방 등지에서 수색을 펼쳤다. 수색 과정에서 1t 포대 126개분의 진흙을 수거했다. 수색 과정에서 선체 내부에서 꺼낸 진흙양은 1t짜리 408 포대로 늘었다.
해저수색은 이날 오후 1시45분부터 1시간가량 선미 쪽 부분이 가라앉았던 특별구역 2곳 중 1곳에서 이뤄졌다. 조류가 빨라 잠수 시간이 짧았던 탓에 유류품을 발견하지는 못했다. 이 특별구역 2곳의 수색이 끝나면 전체 구역 40곳 중 아직 입수하지 못한 선저 쪽 10곳을 추가로 살핀다.
선체조사위원회는 이날 조사위원와 전문위원 등 4명을 조타실에 들여보내 침로기록장치를 찾으려 했지만 장애물을 다 치우지 못해 작업을 중단했다. 선조위는 28일 오전 침로기록장치를 확인하기 위한 수색을 지속한다.
선조위는 또 28일 오전 11시 목포신항에서 3차 전원회의를 열어 영국 감정기관 브룩스벨과 국내 전문가 집단의 역할 분담과 조사 범위를 논의하기로 했다. 본격적인 조사활동에 앞서 직원채용과 예산규모 등을 담은 운영안도 검토한다.안관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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