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동물원이 다시 개장한 뒤 첫주말인 4월29일 1만명이 넘는 관람객이 이곳을 찾았다.
“재개장 여부를 묻는 전화가 너무 많이 걸려옵니다. 하루 1천통 가량 되는 것 같아요. 심지어 수화기를 잡는 데 팔뚝이 아플 정도입니다. 젊은이들은 인터넷으로 검색하지만, 나이든 분은 전화로 직접 확인합니다.”
전북 전주시 덕진동 전주동물원 직원 이공희(56)씨의 설명이다. 조류인플루엔자(AI) 발병으로 지난해 12월 문을 닫았던 전주동물원이 4개월 만인 지난 25일 다시 문을 열었다. 에이아이가 지난달 19일 심각에서 경계로 1단계 낮춰진 데 따른 조치다.
재개장 뒤 첫주말인 지난달 29일 동물원에 가보았다. 1978년에 개원한 전주동물원은 지방에서는 가장 오래된 동물원이다. 개원이후 에이아이 때문에 4개월 넘게 문을 닫은 것은 처음이다. 화창한 날씨여서 관람객들이 몰렸다. 입장객이 이날 하루 1만1380명이다. 일요일인 30일은 1만3150명이었다. 지난해 4월30일(토)과 5월1일(일) 입장객은 각각 7972명, 9335명으로 올해가 3천~4천명 더 많았다. 동물원 쪽은 “아무래도 재개장으로 인한 기대감 때문인 것 같다”고 밝혔다.
관람객들이 시베리아 호랑이사 앞에서 추억을 담고 있다.
경남 진주에서 온 김주영(39)씨는 “인터넷을 통해 재개장 소식을 알았다. 부산이나 대전의 동물원을 갈 수도 있지만 너무 혼잡할 것 같아 여기를 택했다. 몇 차례 방문했었는데 진주에서 1시간20분 정도 걸려 멀지 않고 나무가 중간중간에 많아서 좋다. 한옥마을도 들렀다가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친척 3가족과 함께 온 김민정(33)씨는 “미세먼지가 높다고 해서 걱정을 했지만, 전날 준비를 다했기 때문에 나왔다”고 말했다.
동물원 조류사는 펜스가 설치돼 관람을 제한했고, 늑대사는 공사 중이었다. 동물원 쪽은 “에이아이 위험단계가 낮아져지만 오전 9시 개방 이전에 방역을 하는 등 주의하고 있다. 늑대사는 동물복지를 위해 우리형태가 아닌 생태형으로 동물사를 고치고 있다”고 밝혔다.
호랑이사에도 관심이 쏠렸다. 지난해 리모델링을 한데다 최근 벵갈호랑이가 2마리가 잇따라 숨졌다. 지난달 6일 9년된 수컷 호랑이가 죽었고, 지난 1월에도 13년된 수컷 호랑이가 숨졌다. 전주동물원에는 시베리아 호랑이 5마리와 뱅골호랑이 1마리 등 모두 호랑이 6마리가 남아있다.
주변 상인들은 기대감을 표시했다. 한 상인은 “과거에도 에이아이 때문에 가게 문을 닫았지만 올해 유독히 심했다. 판매가 늘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상인 김선구씨는 “평일보다 주말에 관람객이 몰린다. 하지만 시가 조리를 이유로 수도·전기 시설을 허가해주지 않아 어려움이 있다”고 호소했다.
글·사진/박임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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