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 충남지사가 11일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커버 사진. 안희정 충남지사 페이스북 갈무리.
지난 9일 밤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문재인 대통령 당선인에게 느닷없는 볼키스를 해 ‘국제적 스타’가 된 안희정 충남지사가 당시 상황에 대해 쑥스러운 소감을 밝혔다.
안 지사는 11일 오전 충남도청에서 출입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당선 축하 뽀뽀’에 대해 “(그 모습을 보고) 많은 분이 재미있었으면 족한 거 아닌가”라며 겸연쩍게 웃었다. 이어 “외국 언론에도 (뽀뽀 순간을 찍은) 사진이 나왔다. <월스트리트 저널> 같은 (보수적인) 신문 1면에 사진이 게재된 건 이례적인 일이다. 현지에 있는 지인들이 에스엔에스를 통해 사진을 보내주고 있다. 재미있으면 좋은 거 아니냐”고 말했다.
“문 대통령에게 뽀뽀한 순간을 두고 ‘충남지사’가 아니라 ‘충남주사’라는 말까지 나온다”는 기자들의 농담성 질문에 그는 말을 돌리며, 그날 자신이 술을 마셨는지는 “대외비”라며 웃었다.
안 지사는 이날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 커버 사진을 뽀뽀 장면과 함께 “오늘부터 일일이다”고 적힌 말풍선이 달린 그림으로 바꿨다. ‘오늘부터 (우리 사귄 지) 일일이다’는 말처럼, ‘일일’은 젊은층에서 사귀기 시작할 때 쓰는 ‘은어’다.
이 게시물에는 2시간만에 9000개가 넘는 ‘좋아요’가 달렸다. 안 지사는 앞서 10일 자신의 트위터에도 뽀뽀 순간이 담긴 동영상을 공유하며 “이불킥...ㅎㅎ 그래도 행복하고 즐거운 아침입니다. 모든 분들께 ‘함께 가자’고 말합시다. 새로운 나라, 새로운 민주주의!”라고 올리기도 했다. 이불킥역시 ‘이불 속에서 발길질 할 정도로 부끄럽다’다는 뜻의 젊은층 은어다.
안 지사는 아들 정균(23)씨가 이번 대선 기간 선거운동에 참여한 것에 대해서는 “원래는 내 선거 운동을 돕기 위해 휴학했다. 20대 때 선거운동에 참여하는 것도 좋은 경험이다. 아들은 이번에 실패한 캠프(안희정)와 성공한 캠프(문재인)를 모두 경험해본 셈이다. 다른 청년들도 선거운동에 참여해보길 추천한다”고 말했다.
새 정부를 향해서 안 지사는 “전임 대통령을 탄핵하고 새로 구성하는 정부인 만큼 국민과 늘 함께하는 정부가 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그는 문 대통령의 첫 인사에 대해 “무난하고 자연스러운 인선”이라고 평가한 뒤 “충청의 많은 인재가 새 정부에서 적극적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뛰겠다”고 말했다. 자신의 입각 가능성에 대해서는 “여러 차례 도민에게 약속했고, 문 대통령에게도 후보 시절 말씀 드렸다. 충남지사 직을 성실하게 수행하고 임기를 마칠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홍성/최예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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