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시청에서 18일까지 열리는 5.18민중항쟁 37돌 기념 판화·사진전에서 15일 한 시민이 김봉준 작가의 ‘촛불시민 국민주권자 행진도1’을 관심 있게 보고 있다. 원주시민연대 제공
강원 원주에서 37돌을 맞은 5.18민중항쟁과 촛불의 의미를 되새기는 전시회가 열렸다.
‘37돌 5.18민중항쟁 원주강원지역 기념행사 추진위원회’는 18일까지 원주시청 1층 로비에서 ‘5.18에서 촛불 시민혁명까지’를 주제로 한 판화·사진전을 연다고 15일 밝혔다.
이 전시회는 5개월 동안 광화문 촛불현장을 지킨 원주 출신 김봉준 판화가의 작품 20여점이 선보였다. 판화 작품들은 촛불현장을 기록한 ‘촛불 시민혁명 역사풍속화’이다. 그의 작품에는 청와대 인근 경찰 차벽 앞에서 촛불을 들고 ‘박근혜 퇴진’을 외치는 시민들의 모습이 생생하다. 그는 광화문 이순신 장군상 앞에서 세월호 진상 규명을 외치며 농성하는 유가족들과 촛불집회에 참석한 각종 시민사회단체의 깃발 등도 빼놓지 않았다.
촛불 시민혁명을 5.18 기념전으로 기획한 것은 촛불 시민혁명이 광주민중항쟁에서 비롯됐고 두 사건 모두 한국 민주주의의 역사이기 때문이다. 특히 작가는 5.18 민중항쟁과도 인연이 깊다. 그는 1980년 5.18 계엄포고령 위반으로 1년 동안 수배생활을 했다. 이 사건으로 처음이자 마지막 직장인 출판사를 그만두고 민중미술작가가 됐다. 당연히 문화계 블랙리스트에도 이름이 올랐다. 김봉준 작가는 “한국 민주주의의 역사를 기록하고 의미를 만들어 가는 것도 예술가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지역 청소년 등 시민을 촬영한 사진도 함께 내걸렸다. ‘원주시민 뿔났다. 즉각 퇴진하라’, ‘박근혜 탄핵, 촛불 승리’ 등의 글귀가 적힌 펼침막과 추위에도 불구하고 촛불을 든 시민의 모습이 고스란하다.
17일 오후 7시에는 영강교회에서 재일동포유학생 간첩단 조작사건으로 억울한 옥살이를 한 이철 선생이 ‘어둠을 넘어, 분단에서 통일까지’를 주제로 초청강연을 한다. 이철 선생은 1975년 간첩 혐의로 체포돼 사형선고를 받았다가 13년 만에 무죄를 선고받고 풀려나 일본에 머물고 있다. 이철 선생은 지난해 개봉해 화제를 모았던 다큐 영화 <자백>에도 출연한 바 있다.
이선경 37돌 5.18민중항쟁 원주강원지역 기념행사 추진위원장은 “5.18 기념행사에 촛불 전시회를 함께 기획한 것은 광주항쟁의 뜻을 촛불로 완성하자는 의미다. 촛불을 통해 5.18정신을 계승해 끝나지 않은 숙제를 완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수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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