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교육청은 오는 27일부터 31일까지 고성 통일전망대 등에서 ‘세계평화교육 페스티벌’을 연다. 지난해 6월 열린 ‘세계시민교육 페스티벌’에 참가한 학생들이 한·중·일 평화와 우애를 희망하는 글귀를 적은 펼침막을 펴보이고 있다. 강원도교육청 제공
“우리 청소년들은 인류와 지구를 사랑하며 평화를 실천하는 평화지킴이입니다.”
7개 나라 청소년들이 한자리에 모여 한반도 평화를 기원하며 동부전선 최전방 디엠제트(DMZ)에서 평화행진을 벌인다. 강원도교육청은 오는 27일부터 31일까지 고성 통일전망대 등에서 ‘세계평화교육 페스티벌’을 연다고 16일 밝혔다. 유네스코 아태국제이해교육원과 2018평창겨울올림픽조직위원회 등이 후원하는 이 행사는 한국과 일본, 중국, 러시아, 필리핀, 인도네시아, 카자흐스탄 등 7개 나라 중·고교생 500여명이 참여한다.
세계평화교육 페스티벌은 지난해 6월 강원도교육청이 처음으로 시도한 한·중·일 세계시민교육 페스티벌의 후속 행사다. 애초에는 전쟁으로 고통받는 전세계 50여개 나라 학생과 북한 청소년 등도 초청하려 했지만 강원도의회가 예산을 크게 깎는 바람에 행사 규모가 다소 축소됐다. 하지만 지난해와 비교하면 행사에 참여하는 국가는 3개국에서 7개국으로 늘었고, 디엠제트 체험 등 프로그램도 늘었다.
올해 행사는 명칭을 ‘시민교육’에서 ‘평화교육’으로 바꾸고, 역사적 분단의 현장인 디엠제트를 직접 방문하고 평화행진을 하는 등 ‘평화’에 보다 중점을 둔 것이 특징이다. 주요 프로그램으로는 평화토론과 평화 펼침막 만들기, 평화행진 등이 있다. 학생들은 디엠제트 방문에 앞서 휴전 상황에 관한 짧은 영상을 본 뒤 ‘평화란 무엇인가? 평화를 위해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는가?’를 주제로 그룹 토론을 벌인다. 또 한반도 디엠제트 길이(239㎞)를 상징하는 239m 길이의 펼침막에 각 나라 학생들이 자국어로 평화를 희망하는 글귀를 적는다.
학생들은 다음 날 북한의 해금강과 비무장지대가 한눈에 보이는 동부전선 최전방의 통일전망대를 찾은 뒤 인근 디엠제트박물관까지 이 펼침막을 들고 철책길을 따라 1시간가량 평화행진을 벌인다. 디엠제트박물관에 도착하면 평화행진 소감을 발표하고 리본에 메시지를 적어 철책에 걸며 평화를 소망한다.
2018평창겨울올림픽과 패럴림픽(장애인올림픽) 종목을 직접 체험하며 올림픽의 정신을 이해할 수 있는 시간도 마련돼 있다. 눈을 가리고 소리가 나는 공을 굴려 골대에 넣는 이색 경기인 골볼과 휠체어나 의자에 앉아 목표인 흰 공에 가장 근접하게 파란 공 또는 빨간 공을 붙이는 경기인 보치아, 좌식 배구, 휠체어 컬링 등을 체험하게 된다.
이밖에 원주 진광고와 원주 영서고 등 한국 학생들이 평화를 주제로 한 춤과 농악 공연을 선보이면, 필리핀과 카자흐스탄 학생 등이 자국 전통무용을 무대에 올리는 등 우정을 나눌 참이다. 권오우 강원도교육청 장학사는 “세계평화교육 페스티벌이 세계를 바라보는 안목을 넓히고 세계평화와 인권의 가치를 소중히 여기는 가슴이 따뜻한 시민으로 성장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 특히 분단과 긴장의 상징인 디엠제트에서 주변국 학생들과 함께 인류 평화를 염원하는 의미있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수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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